은중과 상연 <1화> 영상 필사.

1화 리뷰 + 영상 필사

by 구름

나는 요즘 미니시리즈 장르물 기획안을 쓰고 있는데.

너무 이야기가 잘 풀리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토리 라인은 있는데, 푸는 구성이 어렵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미니시리즈도 주인공 두 명이 과거 친구사이였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참고하고 구성도 볼 겸 스토리도 볼 겸...

현재 넷플릭스에서 9위인 <은중과 상연>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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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영상 필사를 하면서 보고 싶었다. 나의 대본 필사력이 어떤지 스스로 점검도 할겸...

그래서 시작했는데 이게 무려 15부작이더라. (ㅇ_ㅇ) ㅎ언제 다하지...


1부 필사하는 데만 4시간이 넘게 걸린 것 같은데...? (ㅠ)

근데 이상하게, 필사하는 게 하나도 안 지루하고 재밌고 행복했다. 역시 난 드라마를 사랑해.

꼼꼼하게 하나하나 여운을 느끼고 볼 수 있어서, 1회는 지금 나에게 완전하게 남아있다.


일단, 은중과 상연을 보면 '소설'처럼 느껴진다는 평이 유튜브 댓글에 달려 있었는데.

그만큼 이 드라마는 일반 드라마와 다르다.


1회만 보더라도, 은중의 나레이션이 이 드라마의 전반적인 주를 이루고 있다.

은중과 상연의 이야기 같지만, 은중의 이야기다.


은중의 삶에 상연이 들어오면서 진행되는 이야기, 상연의 영향으로 은중의 삶은 계속 바뀐다.

예를 들면 성격이라던지, 선택과 같은 ....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들이 말이다.

1화 시작도, 드라마보단 영화와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

한마디로 이런 경우, 시청자들이 보기에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엔 반응이 저조했다.

그런데 지금 역주행 중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는, 요즘 드라마답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고, 빠르지 않고, 또 15부작의 연재로

이야기가 길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렇지만 초반에 어쩌면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구간들을 잘 넘기고,

은중과 상연의 세밀한 감정선에 빠진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대한 좋은 평을 남길 것이다. 나처럼.

그럼 그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빠져서 보는 사람들이 생기겠고, 뒷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즐거웠다.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행복할 지경.

친구를 만나도 내내 내 입엔 '은중과 상연' 드라마를 달달 외며 다닐 정도였다.

중간중간 상연의 이야기가 풀리지 않아서, 개연성에 '?' 물음표를 던지는 것들도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다. 이 드라마는 사실 '은중'의 이야기니까. 작가와 감독이 그러고자 맘먹은 게 느껴지니까.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특유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기운이 느껴졌었다.

그런 기운이 느껴지면, 작가가 같거나 피디가 같던데. 이번에도 역시나 맞췄다.


조영민 PD님의 드라마 연출 경력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있었다.ㅎ

아니 게다가 사랑의 이해도 있다니;;; 사랑의 이해는 보다가 화가 나서 그만둔 드라마인데

특징은 다들 감정선이 되게 세세하고, 디테일하다는 것이다.

연출을 그렇게 잘해주시는 거구나. HMM.. 좋아 좋아.


아직 1회만으로 후기를 남기기엔 할 말이 많으니... 다음에 제대로 해 보도록 하고...

오늘은 1화 영상 필사한 것 중 ... 일부만 올려본다. (한글에 쓴 거 복붙 해놓은 것이라 띄어쓰기가 다름)

>> 일부 장면들에서 파악되는 정보들을 같이 써 본다.


실제 대본이랑 비교해서 보면 더 공부가 될 텐데,

아직은 대본집이 없으니까. 그냥 이거로 만족하면서 분석하고 다시 드라마를 본다.

나도 아직 지망생에, 미흡하기 때문에 대본을 잘 쓰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초보인 사람이 영상과 대본이 어떻게 다른지 표현법을 알고 싶고,

다른 드라마 대본집을 못 구해서 궁금하다면

미흡하게나마 아래 내 필사를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은중과 상연 <1화: 1화> 1992년, 초등학생 류은중이 전학생 천상연을 처음 만난다. (60분)


S#1 은중 작업실 /낮

청소기 돌리는 은중,. 전화 소리에 멈칫.


은중 네 피디님

피디 네 작가님, 저 지금 출발하는데요 혹시 천상연 대표님 아세요?

은중 영화사 제비 천강연이요?

피디 네

은중,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은중 (아무렇지 않은 듯) 알죠, 천상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피디 아니, 그렇게 말고 사적으로요

은중 사적으로? (사이) 뭐 ... 옛날에 조금?

피디 뭐 옛날에 조금은 아닌 것 같던데. 작가님 어제 백상예술대상 안 봤죠

은중 네. 안 봤어요.

피디 한번 봐 보세요 영화부문 특별상 천상연 대표 수상소감이요

은중 왜, 뭐랬는데.

상연 (E) 안녕하세요 영화사 재비 대표 천상연입니다

(E) 우와아아ㅏ 청중들 박수소리 들려온다.

은중, 핸드폰으로 영상 보고 있는.

(INS) 청룡영화상 시상식 장면, 화려한 드레스 입고 수상소감 말하는 상연 보인다.

상연 (E,이하 생략) 저에게도 약간의 지분이 있다면 지금까지 지분을 다 합쳐서 제 인생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준 나의 친구. 류은중에게 고맙다는 말.

은중, 영상 보는데 표정 불편해진다.

‘뭐야.’ 하고 영상을 뒤로 다시 돌려본다.

상연 (E) 저에게도 약간의 지분이 있다면 지금까지 지분을 다 합쳐서 제 인생에 가 장 커다란 영향을 준 나의 친구. 류은중에게 고맙다는 말.

은중, 기분 나쁘다는 듯 핸드폰을 홱 던지고서 중얼거린다. ‘뭐래.’

상연 (E) 네가 멀쩡한 게 싫어.


S#2 (과거회상) 어딘가 /낮

은중과 상연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상연 (원망스러운 듯) 망가졌으면 좋겠어, 나처럼.


S#3 (현재) 은중 작업실 /낮

은중, 창밖을 잠시 보다가 신경질적으로 청소기를 다시 돌린다.

타이틀 <은중과 상연> 떠오른다.

잠시 후, 피디와 은중 마주 앉아 커피 마시고 있다.

피디 절교요?

은중 네. (말하고도 본인도 웃기는듯 미소)

피디 아...! 아니, 절교라니까 뭔가 책에서만 나오는 말 같아서. (사이) 왜 절교 했는데요?

은중 (웃으며) 아 너무 길어어- (노트 펼치며) 재미있는 것 좀 있었어요?

피디 아니요. 그... 열심히 찾고는 있는데 딱 이렇다 할 원작은 없어요.

은중 저도요. 요즘에는 도서관 가서 통째로 뒤지는데도 쯧, 걸리는 게 없네.

피디 작가님. (사이) 천상연 대표님과는 왜 절교했어요?

은중 (못 살아, 책 덮으며 웃는) 드라마로 어떠냐고?

피디 네! 절교했다니까 전 일단 호기심이 가는데

은중 (말할까 고민하다) 아 근데 사건이 없어. 그냥 여자애 둘이 지지고 볶다가 절교했다. 그게 다예요

피디 그니까 왜 절교했는데요.

은중 .... 글쎄.

피디 기분은 어때요, 자기 삶에 어임청난 영행을 끼쳤다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상연 대표 같은 사람이.

은중 (웃긴) 피디님, 천상연 좋아해?

피디 아니- 호감은 있죠. 거기서 만든 영화가 그래도 좋은 편이니까...

은중 (심드렁) 몰라, 나 걔네 영화 본 것도 없어

피디 (?) 파랑의 기원도?

은중 아 그거 하나 봤나 보다

피디 와.. 그 정도면 아주 일부러 피한 건데

은중 아 몰라요, 걔가 너무 성공해서 내가 꽁해있나, 완전 아니라고도 할 수 없지 만 나는 천상연의 성공에 동의가 안 돼요.

피디 왜요

은중 내 단막극 있잖아.

피디 영원과 나.

은중 거기 나오는 차영원 모델이 천상연이에요

파다 !!

은중 직업만 광고계로 바꿨지, 상황은 똑같아. 파랑의 기원.

피디 (충격) 파랑의 기원 그거 작가님 거였어요?

은중 응

피디 아 그 작품 없었으면 지금 제비도 없는 건데

은중 내가 기획한 거. (사이) 아 생각하니까 새삼 빡치네. 드라마로 만들어 버릴 까? 아주 상세히 일러바치게?

피디 네!

은중 근데 사건이 없어

피디 뭐가 없어요 절교했다매. 파랑의 기원도 뺏어갔고.

은중 그런가. (사이) 사실은 ...내가 좀 써논 게 있는데

피디 (!) 천대표님이랑 얘길 썼다구요?

은중 아니 그게 아니고 작년에 왜 제가 초등학교 교사 나오는 이야기 하고 싶다 그랬잖아요.

(cut to) 프린트 나오고 있다.

은중 (프린트 서류 주면서) 나는 분명히 소스 상태라고 얘기했어요. 줄창 초딩들 만 북작이다 끝나는.

피디 (빼앗듯 가져가며) 아우 빨리 내놔요. 별 걱정을 진짜.

은중, 머리 헝클이며 창문 밖 바라보면,

풍경 속 학교, 옛날 국민학교 화면으로 장면 전환되며 (약 8분)

S#4 (과거 회상) 일영 국민학교 /낮

자막 <1992, 4학년 2학기 개학 첫날> 글자 떠오른다.

학교 풍경 뒤로는 재개발 공사 중인 아파트 흔적 보이고.

그 시절 초등학교 풍경들, 초등학생들 학교 올라가는 모습 곳곳에 보인다.

쓰기 4-2 책을 꺼내는 11살 은중(이하 11은중으로 표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전학생들이 들어온다.

11은중 하루에 12명이나 전학을 왔다.

담임 자, 얼른 들어와, 거기 서.

반장 차렷, 경례.

담임 방학 동안 잘 지냈냐. 너희 오늘 이게 뭔가 싶고 이상하지? 자 오늘 학교에 안 온~~ 000들은 방학 동안에 딴 학교로 전학 갔다.

11은중, 놀라는데. 아이들 ‘아아~’ 아유하고

담임 너네 오늘 학교 오다가, 새로 지은 아파트 봤지? 여기 전학 온 친구들은 다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 온 친구들이다.

이어 각자, 단상에 서서 자기 소개하는 전학생들.

다들 단정하게 입고 똘똘해 보이는 아이들뿐인데.

담임 (반색) 아, 상연이 차례구나. 일루 와. 자 모두 주목.

11상연 안녕, 난 명정국민학교에서 전학 온 천상연이라고 해.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내 이름의 ‘연’자는 제비 ‘연’자래. 제비는 날라리 같은 거야 그래서 나는 사 실 장래희망이 날라리야.

상연의 말에 웃는 친구들, 은중도 그런 상연이 웃기다.

담임 자 여기 상연이의 할아버님은 옛날에 장관까지 지내신 아주 유명한 분이다.

또 상연이가 전학 온 학교는 서울에서 제일 좋은 사립 학교인데 거기서도 상연이는 아주 뛰어난 모범생이었지? 자, 그러니까 우리반에 아주 멋진 친 구가 전학을 온 거다. 자 박수.

박수 치는 아이들과 11은중

11은중 (E) 천상연은 천재인 것 같아

S#5 학교 앞 장터 /낮

쭈그려 앉아서 병아리 새끼 구경 중인 친구1과 11은중.

주변엔 달고나, 불량식품, 병아리 등등 장사 중이다.

친구1 진짜? 왜?

11은중 아까 산수 시간에 반장 김경호랑 천상연이 산수 시합 했거든. 천상연이 이겼 다. 근데 문제가 뭐였는지 알아?

친구1 뭐였는데?

11은중 6학년 산수 문제

친구1 6학년 산수 문제?

11은중 처음에는 선생님이 4학년 문제로 시합시켰거든.

은중 (N) 학교에선 기가 죽어 조용하던 나는 학교만 벗어나면 이렇게 말이 많아 졌다.

11은중 선생님이 안 되겠다고 5학년 문제를 내기 시작했대.

S#6 도로+ 일영 국민학교 2반 교실 (교차편집) /낮

불량식품을 손에 들고 먹으면서 걷는 11은중과 친구1

11은중 맞아 너희 반도 전학 온 애들 많아서 책상 모자라지 않았어?

친구1 세 개나 모자랐어, 너희는?

11은중 우리도 두 개나 모자랐어

친구1 그래서 어떻게 했어?

국민학교 교실 안.

남학생 두 명 서성이고 있고, 단상에 선 담임 말한다.

담임 새로 전학 온 친구 두 명이 자리가 없네. 누군가 자리 양보해 주면 좋겠는데

11은중 선생님이 남자애들 중에서, ‘전학 온 애들 중에서 자리 양보할 사람?’ 그러 니까 김경호가 맨 먼저 손을 들었다?

‘저요’ 하면서 적극적으로 손 드는 경호.

다른 친구들도 덩달아 ‘저요’ 하면서 손 든다.

11은중 그러니까 남자애들 다 손들었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한숨)

담임 좋아, 그럼 누가 멋지게 양보를 해볼까? 바로바로바로... 고영록,이정규.

친구1 에? 고영록이랑 이정규? 손은 김경호가 맨 먼저 들었는데?

담임 거봐, 우리 선생님은 김경호 같은 애들한테는 나쁜 거 절대 안 시켜, 나 쁜 거는 다 우리 동네 애들한테만 시켜.

친구1 그래서 걔네는 책상 없어서 어떻게 했어?

11은중, 뒤 돌아본다.

땅바닥에 엎드려서 불편하게 수업 들으며 필기 중인 영록, 정규.

친구1 하루종일?

11은중 하루종일. 너희는?

친구1 우리는 다 앉아서 했어.


==>> 여기까지만 봐도, 우리가 이 드라마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많다.

1) 은중과 상연 사이엔 무슨 사연이 있다. 상연은 은중에게 고마워하는데 은중은 상연에게 막말(?)을 들어 안 좋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2) 천상연은 엄청난 성공을 한 사람이고, 은중은 다음 소잴 찾고 있는 일반 드라마 작가다.

3) 초등학교 시절부터 상연과 은중은 아는 사이였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으니까.

4) 상연은 부잣집/ 은중은 그걸 부러워하는 아이. (나쁜거는 다 우리 동네 애들한테 시켜.)

5) 은중의 4학년 담임은 집안 배경을 보고 아이들을 차별하는 못된 담임.



S#11. 아파트 복도 /낮

내려서 같이 걸어가는 두 사람.

은중모 숙제 없어? 개학도 했구만

11은중 엄마, 오늘 우리 반에 12명이나 전학 왔다?

은중모 12명이나?

11은중 응 오늘 전학 온 애중에 천상연이라는 애가 있거든? 근데 걔네 할아버지가 무슨 장관이래, 장관이면 높은거지?


열쇠 꾸러미에서 열쇠를 꺼내, 자연스럽게 문 따고 들어가는 은중모.


은중모 높은 거지, 무슨 장관인데?

11은중 몰라, 그냥 유명한 장관이래.

S#12. 상연 집 안 / 낮

은중모 따라 들어가는 11은중

11은중 엄마, 근데 여기 누구네 집이야? 누구네 집인데 엄마가...

순간, 아파트 집 안을 보고 놀라는 은중,

순간 예쁜 커텐과, 환한 햇빛이 들어오는 거실 풍경을 보면서 넋이 나간다.

은중모 좋아?

11은중 응.

은중모 커텐을 벌써 했네. (짐 내려놓으며) 엄마 일 해야 되니까 구경하고 있어

11은중 구경해도 돼?

은중모 그럼

부러운 눈빛으로, 거실 통창 밖을 바라보는 은중.

은중 (N) 아파트에 들어가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안방, 작은방, 거실 등 아파트 안 곳곳을 둘러보는 은중.

은중 (N) 처음 본 아파트는, 넓고, 넓고, 넓고, 너무 넓었다.

S#13. 은중 반지하 집 밖 / 밤

화장실 문을 잡고 잠시 망설이는 11은중. 문 열면.

(INS) 상연 집 안 /낮

11은중, 문 열고 들어서면 화장실임에 놀라는.

11은중 엄마!! 방 안에 화장실 있어.

은중모 (E 멀리서) 근데?

11은중 아니, 저기 화장실 말고, 방 안에 화장실이 또 있다니까?

은중모 그래, (다가오며) 여긴 화장실이 두 개야.

11은중 화장실이 두개라고? 어떻게 화장실이 두개일 수가 있어?

은중모 여긴 다 그래.

11은중 다 그렇다고?

은중 (N) 반했다. 완전히 반했다.

11은중 엄마, 이런 데는 누가 살아?

은중모 글쎄 경비아저씨 말로는 네 식구라데, 네 식구면 부모랑 애들이 둘이겠지,

아마?

11은중 애들이 둘...

은중모 심심하면 엄마나 돕든지. 1,700원 줄테니까

11은중 (웃으며 뒤 따라가는) 진짜?

S#14 상연 집 안 /낮

베란다 창문을 여는 은중, 바람에 휘날리는 커텐을 넋놓고 바라본다.

부러운듯 주변을 쳐다보더니, 책가방에서 메모지를 꺼낸다.

옷장을 열어 포스트잇을 붙여놓는데.

(INS) ‘너는 참 좋겠다’ 라고 적힌 포스트잇.

S#15 은중 반지하 집 안 /밤

누워서 생각에 잠겨있는 은중.

은중모, 11은중 동생과 옹기종기 모여 바닥에 누워있다.

S#16 국민학교 교실 안 /낮

투표용지에 이름을 적고 있는 11은중

은중 (N) 토요일에는 반장선거가 있었다.

선생 민주주의 투표는 비밀 투표야.

상연을 힐긋 쳐다보는 11은중,

은중, 반장 칸에 ‘천상연’을 적어놓는다.

경호 (투표용지 하나씩 펼쳐보며) 천상연. 천상연. 천상연.

아이들 오오~~

상연 (웃고 있는)

경호 정남현.

친구2 엥? 정남현, 너가 이름 쓴거 아니야?

남현 그런 거 아니라고! (하고 홱 엎드리는)

11은중, 그 장면을 바라본다.

(CUT TO) 경호, 상연과 단상에 서서 마주하고 있다.

경호 선생님 안 계실 때는 네가 선생님 대신이야. 애들 떠들지 못하게 하고, 말 안듣는 애들은 (몽둥이 주며) 이걸로 때려도 돼.

담임 그건 경호 말이 맞다. 선생님이 안계실 때는 누가 선생님이다?

애들 반장이요

담임 그렇지. 자, 박수



1) 아파트에 처음 들어가 본 은중의 환경배경. 화장실이 2개인 것이 놀라운 은중. 상당히 아파트 사는 아이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떼쟁이가 된다던지, 엄마를 곤란하게 한다던지 못되지지 않는 캐릭터다.

2) 은중도 상연을 반장으로 투표했다. 그렇게 반장이 된 상연. 은중네 반은, 선생 대신 반장이 말 안 듣는애들은 때려도 된다. 이 말인 즉슨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복선이 될 수 있다.


S#33 국민학교 분리수거장 /낮

우유박스 들고 다가온 은중과 친구들

성권 야 류은중. 너 우유 배달 한다며?

친구6 뭐? 누가 배달을 해?

성권 얘 류은중, 우유 배달 한대.

친구7 진짜야?

12은중 아니야. 내가 하는 거 아니고 엄마 잠깐 도와 드리는거야

성권 그게 우유 배달이지

친구7 엄마 도와드리는 거라는데 왜 자꾸 그러냐.

12은중 김성권, 쟤 1반 맞지.

친구7 응. 왜?

은중 (N) 천상연이 말한 게 분명했다. 천상연도 1반이었으니까.

S#34 국민학교 놀이터 /낮

12은중과 상연 마주 보고 있다.

12은중 왜 내가 우유 배달 한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12상연 (?) 내가?

12은중 그래! 내가 우리 엄마 다리 다쳐서 도와드리는 건데, 왜 내가 우유 배달한다 고 소문을 내냐고

12상연 내가 무슨 소문을 내냐?

12은중 네가 그런 게 아니면, 너희 반 김성권이 왜 나한테 그래?

12상연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내가 그런 것도 아닌데

12은중 (할말 없어서 본다) ...

12상연 너야말로 왜 나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그래?

12은중 내가 뭘?

12상연 맞잖아 피구할 때도 맨날 나만 공격하고, 그땐 공으로 때리기까지 했잖아

12은중 그게 무슨 때린 거냐?

12상연 나 되게 아팠어. 아팠는데 때린 게 아니면 뭐니?

12은중 네가 먼저 나 때렸잖아.

12상연 내가 언제?

12은중 (신경질난) 4학년때 네가 나 때렸잖아. 앞으로 나오라 그래서 선생님 매로.

12상연 (!) 그게... 너야?

12은중 그래 나다, 왜? 그때 나 떠든 거 아니고 김현태가 장난쳐서 그런 거거든? 그리고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학생이 학생을 때리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래!

12상연 ...,,,(가만히 은중을 본다) ...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렇게 억울하면 너도 한 대 때려.

12은중 뭐?

12상연 한 대 때리라고. 그럼 되잖아. (리코더 주며) 이걸로 때려.

12은중 ...(한숨)

12상연 (리코더 쥐어주며) 때리라고.

12은중 (욱하는) 때리라면 못 때릴 줄 알아?

12상연 그니까 때리라고, 때려. 때려.

12은중 (홧김에 리코더 드는)... !!!

12상연 (눈 감고 쫄았다가 살며시 뜨는데) ...! 야... 너 지금 울어?

12은중 (버럭) 아 내가 언제!!!

12상연 때리라니까 왜 안 때려?

12은중 너 이걸로 맞으면 얼마나 아픈지 알아?

12상연 !!

12은중 이건 나무보다 더 딱딱하단 말이야.

12상연 ......!

12상연, 잠시 슬픈 표정으로 은중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내 리코더 확 빼앗는,

12상연 네가 못 때린 거니까 딴말하기 없기다.

12상연, 리코더 다시 가방에 넣는다.

12은중 진짜 네가 말하고 다닌 거 아니야?

12상연 아니야

12은중 맹세해

12상연 (손바닥 보이며) 맹세.

은중, 상연 노려보다 지나쳐 간다.

12상연 야, 류은중.

12은중 (뒤돌아보면)

12상연 (억울한) 네가 안 때렸어도, 그때 나 너 때문에 벌써 맞았어.

12은중 ...?

12상연 그게 넌 줄 몰랐지만, 우리 엄마가 너 때렸다고 그때 나 똑같이 때렸어. 우 리 엄마 윤현숙이야.

12은중 ....!! 윤현숙 선생님?

12상연 그래!!

상연, 은중 지나쳐나간다.

은중, 생각에 잠긴다.

S#35 은중 반지하집 계단+ 은중 반지하집 안 / 낮

은중, 달려간다.

빨래하는 은중모 옆에서 재잘재잘 말하는 은중.

12은중 엄마,엄마,엄마,엄마, 천상연이 윤현숙 선생님 딸이래

은중모 그래?

12은중 어, 그, 윤현숙 선생님이 누구냐면 작년에 우리,

은중모 (O.L)그래, 4학년 때 너네 옆반 선생님이시고, 지금은 특활반 선생님이시잖아.

12은중 어, 그 선생님이 천상연 엄마래.

은중모 (은중이 귀엽다) 그뤠에에?

12은중 ...? 설마, 엄마는 알고 있었어?

은중모 그래 알고 있었다.

12은중 엄마가 어떻게 알아?

은중모 (웃으며) 우리 우유 먹어

S#36 은중 반지하집 부엌 / 낮

간식 먹으러 모인 은중과 동생.

파전 해서 덜어주고 앉는 은중모.

12은중 엄마

은중모 응?

12은중 그러면 그때나 손바닥 맞은 것도 엄마가 말한 거야?

은중모 응. 우윳값 수거하러 갔다가 우리 딸이 반장한테 맞았다고 하니까 그이가 깜 짝 놀라면서 미안하다고 그러는거야, 자기 딸이 너네반 반장이라면서.

12은중 근데 엄마 왜 나한테 말 안했어?

은중모 그이가 말하지 말라더라, 자기가 옆반 담임이라 학교에서는 딸인 거 비밀로 하고 있다고, 너도 애들한테 말하지마

12은중 응. (사이) 아 근데 엄마 그때 나 때렸다고 선생님한테 맞았대

은중모 그랬대?

12은중 응.

은중모 야 어차피 다음 달에 천상연 전학 가는데 그때까지 친하게 좀 지내라

12은중 나보고 천상연이랑 친하게 지내라고?



1)은중은 은중모와 매일같이 소통한다. 그래서 은중모는 은중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다 알고 있다.

2) 은중모는 상연모(현숙)에게 은중이 반장한테 맞아서 서럽고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3) 상연모(현숙)은, 자식이 올바르게 자라야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상연도 똑같이 때린다.

4) 상연은 엄마의 교육방식이 이해되지 않는 아이로, 엄마가 자신을 때린 것에 상처받는다.

5) 상연은 은중이 4학년때 자신이 몽둥이로 때린 아이라는 것을 모를정도로 은중은 존재감이 없었다.

6) 은중은 리코더로 때리라는 상연에게 '아프다'라는 말을 했고, 그게 상연에게 묵직한 감정을 준다. 엄마는 아파도 날 때렸는데 이 아이는 아프다고 날 때리지 않네. 했을지도. 이 때부터 마음이 좀 열렸을지도.


S#40 국민 학교 문 앞 / 낮

하교길, 다들 집에 가기 바쁘고

현숙, 지나가면 12은중 인사한다.

현숙 은중아

12은중 (돌아서서 보면)

S#41 상연 아파트 복도 / 낮

12은중, 열쇠를 들고 두리번거리면서 집을 찾는다.

집을 발견하고선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S#42 상연 아파트 안 /낮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12은중.

무언가를 찾는듯 두리번 거리는데

현숙 (E) TV 아래 두번째

은중, TV 아래 두번째 서랍을 열어본다.

서류를 집어들고 나서려는데, 가족사진 보인다.

(INS) 환하게 웃고 있는 12상연과 상연오빠, 상연부, 현숙 보인다.

은중 (N)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상연이가 선생님의 딸인 걸 몰랐던 것도 아닌데, 처음 안 것처럼 기운이 빠졌다. 완전함. 상연이는 거기 있음으 로써 완전해 보였다. 도저히 닿을 수도, 이길 수도 없는 존재처럼 말이다.

12은중, 기운이 빠진 상태로 주변을 둘러본다

은중 (N) 그집이었다. 거기, 천상연이 살고 있었다.

S#42 상연 방 안 /낮

옷장에 자신이 붙여놓은 포스트잇을 매만져보는 12은중.

‘너는 참 좋겠다’ 라고 적힌 말을 한참 바라본다.

상학 (E) 누구세요?

12은중 !

교복을 입은 중학생 상학, 은중을 쳐다본다.

상학 누구야, 넌?

12은중 ... 저, 그, 류은중인데요.

상학 ...

은중 (N) 이 키 작은 중학생은, 3년 후 내 첫 사랑이 된다.


1) 상연의 오빠, 천상학이 등장했다.

2) 은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현숙선생님이 상연의 '엄마라는 점과, 자신이 살고 싶은 '아파트'에 상연이 살고 있는 것 그 자체로 상연이 '완전'해보인다고 생각한다. 상연을 부러워한다.


피디 (E) 이거 해요, 작가님.

S#43 (현재) 은중 작업실 /낮 -- 50분쯤.

쇼파에 앉아서 책 읽는 은중.

은중이 준 프린트물을 다 읽은 최PD, 신나보인다.

은중 (피식 웃으며) 아무것도 없는데 그것만 보고 어떻게 알아요

최PD 아무것도 없는데,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은중 그래요? (웃는) 최PD님이 재미있다고 하니까 기분은 좋네.

최PD 근데 왜 여기서 뚝 멈춘 거예요? 막힐만한 부분도 아니고 한참 재밌는데

은중 막힐 만한 부분이 있었나 보죠. (사이) 그 시절 얘기를 쓰다가 보면 상학이 오빠 얘기가 나온 다는 걸... 잊고 있었나봐요 제가.

최PD 왜요? 그 사람 나오면 안돼요?

은중 뭐, 안되는 건 아닌데

최PD 상학 오빠라는 사람이, 천상연 대표 오빠인 거죠?

은중 응

최PD 그 사람 나오는 게 부담스러운 건가? 왜요? 첫사랑이 얼마나 대단했길래? 3 년 후라고 해봤자 작가님 겨우 중2때잖아요.

은중 그러게요 (책 보며) 뭐.. 어쨌든, 나한테 엄청나게 영향을 미친 사람이니까.

최PD 써 봐요, 그냥.

은중 (생각에 잠기는) ...

핸드폰 전화 울리고,

은중 누구지? (번호 보면서) 모르는 번혼데.

최PD 받으세요.

은중 (받으며) 여보세요? 네, 그런데요. 누구세요? ... (사이) 상연이?

최PD (놀라서) 천?

은중 (끄덕이는).... 어. 잠깐만.

잠시 전화 받으러 나가더니, 다시 돌아오는 은중.

최PD 헐, 진짜 천상연 대표예요?

은중 그러니까.

최PD 뭐래요?

은중 만나재, 할 말이 있대.

최PD 무슨 할 말?

S#44 도로 /낮

걷고 있는 은중. 표정 심란한다.

최PD가 한 말 떠올려진다.

최PD (E) 작업.. 제안하려는 거 아닐까요? 요즘 영화 제작하시던 분들 다 드라 마로 넘어오잖아요.

은중, 문 열고 들어서면.

S#45 카페 안 / 낮

상연, 앉아 있다.

은중, 천천히 들어가서 마주 앉으면.

상연 오랜만이야

은중 무슨 일이야?

상연 ... (잠시 쳐다보다가... 피식 웃는) 아니, 그냥

은중 (기분 좋지 않은) ...

상연 찬바람이 너무 쌩해서. (사이) 내가 너한테 엄마 찬스 썼던 거 생각난다. 옛 날에 너 화났을 때마다 내가 엄마 얘기하면은 넌 마음 약해져서 다 들어줬 잖아.

은중 ......

상연 오늘 얘기, 연습 많이 하고 왔는데. (심호흡) 막상 하려고 하니까 잘 안된다.

은중 해, 그냥

상연 (툭) 나, 죽는대.

은중 ... ? 뭐...?

상연 (웃는) 고작 마흔셋밖에 안 됐는데 말이야.

은중 (기가 막히다) 어디... 아픈 거야?

상연 암, 말기래. 참 황당하지? 나도 그래.

은중 ........

상연 가만있어 봐.

상연, 봉투를 꺼내서 은중에게 내민다.

상연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은중 .... 뭔데, 이게.

봉투 꺼내어 보면, 비행기 티켓이다.

은중, 상연 쳐다보면

상연 마저 봐봐.


비행기 티켓 뒤, 더 있다. 무언가가.


상연 맞아, 영화 같은 데 나와서 너도 알 수도 있겠다. 안락사가 어떤 건지.

은중 (상연 쳐다본다)

상연 어려운 부탁인 거라는 거 알아... 그렇지만 네가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은중 (할말을 잃은)

상연 ... 거기에 나랑 같이 가 주지 않을래?

은중의 기막힌 표정에서.

-1화 엔딩.


1) 암에 걸린 상연, 그 것을 이제야 안 은중. 상연은 안락사를 원하고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2) 두 사람은 연락을 끊은지 오래됐고, 정말 간만의 재회다.

3) 상연은 은중이 어떤 사람인지 잘 파악하고 있지만, 은중은 상연을 알면서도 잘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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