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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미카
Jul 07. 2023
무게균형
이틀에 한 번은
20리터
종량제봉투 가득 장을 봐서
왼손으로,
다시 오른손으로 들길 반복하며
집을 향해 걷는다.
보따리 쥔 손에
종아리를 그은 빨간 회초리 자국처럼
골이 선명할 즈음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짝지 손이 마중 나가
잠시라도 무게 부담을 대신한다.
평소와 다르게
두 손 무겁게 장을 본 날,
견디다 못해 길 한복판에
짐을 내리고 손바닥을 노려본다.
양손을 모두 붉게 물들인
선명한 선들을 보며 생각한다.
두 손 모두 과한
짐을 지니
무게를 덜 수도
덜어줄 수도 없구나.
그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손이 더는 없구나.
문득
우리가 나눠지는
무게 균형은 어떨까.
우리는 가끔이라도
스스로 진 무게를 비우고
서로를 마중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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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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