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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우 Jul 09. 2022

둘에서 하나가 되는 과정

26. 반려동물 안락사를 고려하며

둘에서 하나가 되는 과정


그때가 오면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노아의 병원비가 차 한 대 가격을 훌쩍 뛰어넘고, 녹내장과 백내장을 심하게 앓고 있던 노아의 눈에 여러 종의 안약들을 시간에 맞춰 투여해주느라 모든 일상이 노아 위주로 흘러가고, 매 번 겨우 겨우 어렵게 대학 병원을 예약하고 가서 치료를 받을 때마다,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노아를 보면서 우리가 반려동물 안락사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일이었다.





숨이 뛰고 있는 한 생명체를, 그것도 1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함께 보낸 가족을 내 손으로 직접 보낸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일이다.


하지만 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온다면, 그것 만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슬픔을 감당할 용기를 내는 것 또한 반려인이 져야 할 책임의 무게였다.





파리에서부터 서울까지 항상 둘이 함께였던 노아랑 투비였는데 노아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게 된다면 투비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걱정이 됐다.


이전에도 둘이 잠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노아는 투비가 곁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투비를 찾는 것 같았지만, 투비는 노아의 부재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니...


'아마 노아가 영원히 사라진다고 해도 투비는 아무렇지도 않지 않을까?'


차라리 그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투비는 아무 생각이 없었겠지만 언니 둘은 천천히 노아와의 작별인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안락사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 시작하고 2년이란 시간이 더 흐르고, 예상대로 노아는 우리 손으로 보내주어야 했다.


상태가 급작스럽게 악화되어 마지막에 고생을 많이 하고 갔지만,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까지 노아는 매일 하루에 한 번 씩은 꼭 산책을 할 정도로 체력이 괜찮았다.





노아를 보내주고 나서 '만약에 그때 이렇게 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선택지에 대한 여러 가지 후회들이 물밀듯이 몰려오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온 마음을 담아서 돌보고 보내주었기에 노아도 그 마음을 알지 않을까 싶다.


같은 열다섯, 동갑인 나이에 노아는 먼저 우리 곁을 떠나고, 투비는 노아가 떠난 지 2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 식탐을 부리며 언니들을 찾고 있다.





반려동물을 잘 보살펴 주는 일뿐만 아니라, 잘 보내주는 일도 반려인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의 안락사, 장례까지 경면서 다시 한번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보다 10배속으로 빠르게 살아가는 그들과의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여길 것, 나보다 10배 더 나를 사랑해준 그들에게 감사할 것.








+ 2022년 현재 투비는 17살 노견이 되었고, 동갑내기였던 노아는 2020년 12월 21일, 15살에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답니다.


+ 저의 20대와 30대를 함께 한 노아와 투비에 대한 이야기이자, 저희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 노아&투비 인스타그램 ->>> @noahtobe  http://instagram.com/noaht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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