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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에오 낌 Jan 03. 2022

돈이 없지, 꿈이 없냐?(6)

세계 최초 스페인 정규리그 한국인 축구단 구단주 스토리- QUM.FC

6화. 공정한 기회와 경쟁 그리고 정직한 결과


'꿈 FC'의 슬로건(slogan)이다.


'꿈 FC'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문장이다. 어떠한 일이나 사업을 하든 그것, 혹은 그 조직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중심을 잃지 않고, 방향을 헤매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그렇다. 이렇게 슬로건을 정한 이유에 대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꿈 FC 선수 선발 '공개 blind 테스트'

공정한 기회

축구는 스포츠이다. 그것도 상대팀과 대결하여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스포츠이다. 개개인의 실력이 모여 단체의 실력이 된다. 축구경기에서의 승리는 축구팀의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실력보다 '자본주의의 논리'나 '인맥'이 이 '존재의 이유'를 뛰어넘기도 하고 혹은 '진흙 속의 진주'를 잘 살피지 못해서 캐내지 못하기도 한다.'꿈 FC'는 경기에 이겨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전문가가 선수들의 '실력'만 보고 평가하고 선발을 해야 했다. 물론, 실력이 미치지 못하면 선발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회'만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들의 경력이나 나이 모두 배제하기 위하여 선수 지원 시 이름, 전화번호, 포지션만 기재하도록 하였다. 선입견이 생기면 안 되기에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 선발은 지원 선수들과 일면식도 없는 스페인 코칭스텝이 한다. 그것도 테스트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발표했다. 일체의 선발에 대한 의심이 발생하는 걸 원천 차단하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그게 '공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꿈 FC의 '존재의 이유'를 '유럽의 심장' 스페인에서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꿈 FC 선수들의 경기중 볼 경합 사진

경쟁

스페인에 와서 스페인 축구계를 알게 되면서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진짜 경쟁'을 하는구나.라는 것이었다. 후에 꿈 FC 선수들이 스페인에 와서 리그 경기를 치를 때, 꼰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꿈 FC 선수들에게 스페인의 선수 숙소에서 일장 연설(?)을 한 적이 있다. 이 당시, 하는 경기마다 이기기도 하였고  따라서 스페인 상위리그로 이적을 원하는 선수들조차 스페인 축구선수들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또한 어떤 선수들은 주전으로 못 나가고 후보로만 있다고 볼멘소리를 코칭스텝에게 하기도 했기에 이런 꼰대 짓(?)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볼 때 너희는 '진정한 경쟁'을 한 적이 없어.

이게 뭔 소리야? 내가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얼마나 훈련을 많이 하고 경쟁을 했는데? 

선수들의 '무언의 항의'가 들렸다.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마드리드 인구가 얼마인지 아니?

대답이 없다.

한 600만 정도 돼.

서울 인구보다 작지 않냐는 표정들...

그중에 축구선수로 등록된 인구가 몇 명인 줄 알아?
한 80만 명 돼.

다시 물었다.

한국 전체에서 축구선수로 등록된 인구가 몇 명인 줄 알아? 

대답이 없다.

5만 명 정도 돼.

그렇다. 스페인 전체도 아니고 수도 마드리드에서 축구선수 등록 인원이 80만 명 정도 된다. 모집단의 수 자체가 소위 '게임'이 안된다. 이 많은 축구선수들이 축구를 잘하고 싶어서, 또는 프로구단에 입단하고 싶어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직 실력으로만 입단할 수 있다. 좋은 선수여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고 경기에서 이겨야 감독이 경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팀이든 프로팀이든 스페인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텝은 언제든지 구단 이사회를 통해 경질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상위팀으로 갈수록 실력이 아닌 다른 것으로는 절대 입단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국에서는 선수들이 탈퇴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초등학교 때 축구부에 들어가면 6학년까지 보장되지?  중학교 축구부나 클럽에 들어가면 3학년까지 보장되지? 그리고 고등학교 축구부나 클럽으로 가서도 3년 보장되지? 대학교 축구부에 들어가도 마찬가지고..


스페인에서는 유치원 나이나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성인 카테고리까지 benjamin(벤하민)→alevin(알레빈)→infantil(인판틸)→cadete(까데떼)→juvenil(후베닐)→señor(세뇨르)로 구분한다. 그리고 구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예를 들어보자. 2016년 당시 1부 리그 구단인 '헤타페 CF(Getafe CF)'에는 Infantil(인판틸) 카테고리 팀이 A팀부터 G팀 까지 있었다.

헤타페 CF 팀의 인판틸(infantil) 카테고리 A팀~G팀

같은 구단의 동일 나이대에서도 제일 잘하는 팀으로 가려면 7단계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모든 카테고리가 거의 대동소이한 숫자의 팀을 가지고 있다.(물론 전문가인 감독들이 보면 바로 평가하겠지만 말이다.)그리고 같은 구단의 cadete(까데떼)에서 나이가 들어 juvenil(후베닐) 팀으로 가려하더라도 juvenil(후베닐) 팀 감독이 그 선수를 불러서 훈련에 참가시켜 테스트를 한다. 그리고 합격하면 입단하는 것이고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즉, 동일 나이에서, 같은 구단에서도 잘하는 팀으로 올라가기 위하여 경쟁하여야 하고, 그 구단에서 상위 카테고리로 가려하더라도 경쟁해야 하며, 지금 있는 구단보다 더 잘하는 상위 구단을 가려하면 마찬가지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경쟁'을 어린 나이에서부터 겪어야 한다.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이를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문화가 그렇기 때문이다.

보장이 되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실력'과 이를 통한 '증명' 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축구를 경험한 꿈 FC 선수들은 이 '무한 경쟁'이 뭔지 경험하지 못했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나는 축구를 통해 축구뿐 아니라 혹, 축구와 상관없는 일을 하더라도 꿈 FC 선수들이자 한국 청년들이 이 진정한 '경쟁'을 경험함으로써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 도움이 되기를 바랬다.


정직한 결과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거쳤다면 어떠한 결과가 있을 것이다.'정직한 결과'라는 말이 곧 '결과론적 성공'과 동의어는 당연히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모두가 알다시피 '성공'은 '노력' 이외에 다른 요인들도 작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공'은 반드시 결과물 이어야 하는가? 나는 '성공'이라는 것은 '결과'가 아닌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내 노력'을 수반한 여정'자체라고 생각한다. 즉, 결과가 정직하다면, 그로 인해 내가 한걸음이라도 성장하였다면 '정직한 결과'='성공' 이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꿈 FC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공정한 기회와 경쟁 그리고 정직한 결과]라는 '꿈 FC'의 슬로건(slogan)을 구단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이 2016년 10월 5일이다. 공교롭게 이후 대통령의 탄핵으로 2017년에 탄생한 정권의 '슬로건(slogan)'과 무척 유사하다.

이거 내가 먼저 한 건데?ㅎㅎ 

우연의 일치이지만 쫌.... 뭔가 특허를 먼저 등록한 회사 사장의 마음이랄까? ㅎㅎ 

아무튼 이 정체성이 '꿈 FC'의 α(알파)와 Ω(오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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