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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에오 낌 Dec 29. 2021

돈이 없지, 꿈이 없냐?(5)

세계 최초 스페인 정규리그 한국인 축구단 구단주 스토리- QUM.FC

5화. 연고지? 구단 등록? 뭐가 먼전데?


번개에 콩 구워 먹듯 구단명과 엠블럼(emblem)을 디자인(?)을 했다. 이제 의뢰를 맡기고 다시 이틀이 지나 '루벤'과 커피숍에서 다시 만났다. 


루벤. 난 한국인 축구단을 만들기로 결정했어. 


Que? verdad?(뭐? 진짜?)


진짜. 그러니까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축구단 설립하려면 뭐가 필요해?


진짜? 한국 선수로만 축구단을 만들어서 리그에 참가하려고 한다고? 왜? '국왕컵(copa del rey)'에 가고 싶어서?


속사포처럼 내게 질문한다.


그렇다니까!!


너 돈 많아?


내 이걸 물어볼 줄 알았지...  내가 다시 물었다.


스페인에서 외국인으로만 구성된 구단이 정규리그에 나간 적 있어?


'루벤'은 단호하게 말했다.


없어.

'루벤'에게 말했다.

돈은 처음에 들겠지만 이 역사적인 사건이 실제 일어나면 스폰서들을 구하기 어렵지 않을 거야.

다시 내게 되묻는다.

신생팀은 7부 리그나 8부 리그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런 하위리그에 스폰서가 붙을 거라고? 말이 돼??


내가 경험한 외국인, 적어도 스페인 사람들은 한국사람들보다 훨씬 '자본주의적'이다. 스페인에서는 1부 리그 팀들도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같은 빅클럽이 아닌 하위권에 있는 구단들은 스폰서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속으로 생각했다. '넌 한국사람을 몰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스폰서가 없으면 벌어서 하면 돼. 내가 알아서 해.

'루벤'은 진심인가 하는 표정으로 낮게 신음소리 비슷한 걸 내뱉고 있었다.

음....


이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은 뭐였을까? 나는 이미 '국뽕'을 다량으로 맞아 눈이 풀려 있었다.

'루벤'은 그런 내 눈동자를 한참 동안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수사관이 용의자의 진술이 맞는지 확인하려는 듯...

'루벤'은 내가 진심이라는 걸 눈치챘다. 원래 이 친구가 눈치가 빠르다. 이 친구는 마드리드축구협회 지도자 과정 교수이며 남미의 축구 세미나 강사로 가기도 하며 '똘레도(toledo)' 지방의 CMM 방송국에서 축구경기 해설자로도 활동하는 친구라 축구 전문가이자 축구인이다. 이 친구는 축구단 설립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루벤(Ruben)의 경력 이미지
일단 어디 지역으로 참가할지 '연고지'를 정해야 하고... 리그 경기는 홈경기와 어웨이 경기로 하니까 그 연고지에서 홈구장을 섭외해야 하고... 이게 갖춰지면 연고지 '시청'에 스포츠 단체로 등록시키고 그리고 축구협회에다가 신생구단으로 등록을 해야 될 거야. 


그래? 그럼 내가 '헤타페(getafe)'사니까 마드리드에서 설립할까?


'루벤'이 다시 물어본다.

목표가 4부 리그 우승해서 '국왕컵(copa del rey)'에 가는 거지?


난 고개를 끄덕였고 '루벤'이 말했다.


그럼 이제 전략적으로 생각해 보자구.


이제 '루벤'은 나와한 배를 탔다. 나는 이때까지 축구에 대해, 특히 스페인 축구 시스템에 대해 '문외한'이었기에 이 친구의 합류는 나의 '상상력'을 실현시켜줄 '도깨비방망이'였다.


마드리드 지역은 8부 리그까지 있어.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이예스까스(Illescas)'시는 '까스띠야 라 만차(Castilla la mancha)'지방이라 7부 리그부터 시작해. 그리고 마드리드 지방은 인구가 많고 팀도 많아서 다른 지방보다 수준도 좀 높아. 어차피 마드리드 리그나 다른 지방 리그나 4부 리그 우승팀에게 '국왕컵(copa del rey)'진출권이 주어지는 건 똑같은데 굳이 마드리드 리그를 고집할 이유는 없잖아? 기왕 가는 거 좀 쉬운 길로 가자는 거지.


자식~~  똘똘허네~~


발레(Vale)! 그럼 '이예스까스(Illescas)'로 가자!!
 (발레(Vale)는 스페인어로 'OK'이라는 뜻이다.)

 

이예스까스(Illescas) 홈구장에서 훈련 중인 '꿈 FC' 선수들

https://www.youtube.com/watch?v=bWVFSyMMPHU

꿈 FC 연고지인 '이예스까스(Illescas)'시 와 '홈구장'을 다큐멘터리 촬영 때  pd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이다. 

마침, '루벤'은 대학을 졸업하고부터 쭉 '이예스까스(Illescas)'시청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규칙적인 수입을 위해'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루한' 시청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 시청에 가서 우리가 이러이러한 걸 계획하고 있는데 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는지 물어봐봐. 이건  '이예스까스(Illescas)'시에서도 엄청 홍보가 될 일 이잖아. 그리고 한국과 스페인 간의 문화교류 차원에서도'시장'의 업적도 되니까 분명 서로 좋은 일일 거야.


물고기를 잡으려면 내가 좋아하는 걸 미끼로 달면 안 된다. 물고기가 좋아할 만한 걸 미끼로 주어야 한다.  '이예스까스(Illescas) 시장'이 좋아할 만한 것을 주어야 한다.'루벤'은  '이예스까스(Illescas) 시청'에서 스포츠와 문화를 담당하는 시의원 '벨렌(Belen)'을 잘 알고 있으니 먼저 그녀에게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고 긍정적이면 '시장'과 면담을 잡아서 쐐기를 박자고 했다.


발레(Vale)!!


그리고 약 한 달 후인 2016년 6월 중순에 '루벤'과 함께 시청에 가서 '벨렌(Belen)'과 성공적인 미팅을 마쳤고 '시장'에게 정식으로 제안을 하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이 '계획'만 가지고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시장을... 나의 '물고기(?)'를 잡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었다.

먼저 '사단법인'을 만들어야 했다. 프로구단이 아닌 이상 축구단은 모두 '비영리 단체' 여야 한다. 그래서 비영리 단체를 위해 서류를 준비하였고 홈구장은 '이예스까스(Illescas)' 시민구장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벨렌(Belen)'이 지원을 해 주었다. 그리고 2016년 9월 16일에  'Club Deportivo QUM.F.C' 설립 서류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2016년 11월 15일에 드디어  '호세 마누엘(Jose Manuel) '이예스까스(Illescas) 시장'과 약속이 잡혔다. 이야기는 '시의원 벨렌(Belen)'을 통해 마무리되었고 '시장'과는 정식 상견례와 마찬가지였다.

구단 설립 증서
왼쪽이 '루벤' , 가운데 여자분이 '벨렌(Belen)' 시의원, 그 오른쪽이 '호세 마누엘(Jose Manuel) 시장' 그리고 넥타이를 맨 사람이 필자이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한국에서 비행기로 13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국땅 스페인에서 6개월에 걸쳐 'Club Deportivo QUM.F.C'를 설립을 하였고 우리의 연고지와 '홈구장'도 갖게 되면서 '꿈'의 외형이 준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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