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4차산업혁명 시대 뜨는 직업
미래의 주식主食은 지금과 같이 쌀·보리·밀과 같은 곡식이 아니다. 이들 곡식은 생산비도 많이 들어갈뿐더러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 조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힘이 들어간다. 특히 산업화로 인해 농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체식량이 개발될 수밖에 없는 실정.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나서 곡식보다 훨씬 적은 양만 먹어도 되는 곤충요리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캡슐 한두 개 만으로 식사를 하는 것만큼 영양보충이 되는 바이오Bio·의약 분야의 대체식량 개발도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에(번데기)와 메뚜기·달팽이 등 몇 가지 곤충(또는 벌레)은 이미 다양한 먹을거리로 개발돼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굼벵이와 지네 등은 오래전부터 한약재로 활용돼 왔는데, 특히 굼벵이와 지렁이는 고단백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고 고전적 식량인 곡식이 아주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영농이 첨단 기술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재배는 IoT·블록체인·태양광등燈 기술과 접합돼 매우 효율적으로 단위생산량을 높이게 될 것이다. 시설재배는 수박 참외 딸기를 비롯해 고추·가지·배추 등 모든 과채류를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생산할 수 있다. 또 매우 위생적이면서 단위생산량을 크게 높임으로써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 대체식량인 곤충도 시설양식이 가능하다. 이름하여 스마트 팜이다. 스마트 팜Smart farm은 ICT(정보 통신 기술)를 농업 기술에 접목하여 자동 원격으로 농작물·과일·가축 따위를 키울 수 있도록 조성한 농장을 말한다.
우리가 먹는 채소 가운데 파프리카 씨앗 1g은 금 1g보다 값이 훨씬 비싼 적이 있었다. 2018년 4월 4일 기준, 파프리카 씨앗 1g은 약 120,000원이었다. 그리고 같은 날 금 1g은 45,364원 정도. 파프리카 씨앗이 금보다 3배 가까이 비쌌던 것이다.
그러다가 전북농업기술원이 파프리카시험장을 설립, ‘우리의 씨앗’ 개발에 나섰다. 전북농기원은 특히 수입 종자를 대체할, 국내 기후에 적합한 품종육성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6년 △메티스 △헤라레드 △헤라옐로우 등 매우 우수한 3개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전북농기원은 품종 출원과 함께 ‘우리의 씨앗’을 국내 파프리카 농가에 보급했다. 이로써 이제 비싼 로열티를 물지 않고 당당히 우리의 씨앗을 재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파프리카 씨앗은 여느 종자에 비해 크게 비싼 편이다. 2023년 9월 28일 현재 아시아종묘의 파프리카 ‘달코마옐로우’ 종의 경우 씨앗 1000립粒(알) 공정 가격이 70만 원이다. 또 제일종묘의 퍼플파프리카(보라색) 씨앗(1000알) 역시 70만 원이다. 파프리카 씨앗 100알의 무게가 1g 정도 될까? 같은 날 금 1g의 시세는 82,362.30원. 그러니까 파프리카 씨앗이 금값보다 약간 낮은 편. 국내 종자개발이 이루어진 데다 금값이 크게 오른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상당수 채소류의 씨앗은 비싼 값에 수입하거나 엄청난 로열티를 물고 있다. 토종식물의 씨앗조차 선진국들이 선점해 특허를 냄으로써 역수입해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종자에 대한 국내 인식이 부족한 데다 그간 정부도 이에 대해 소홀했기 때문이다.
201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협약 효력이 발효하면서 세계는 신품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파프리카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종자는 금보다 비싸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육종산업에 심혈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기 없는 전쟁’으로도 불린다.
㈜글로벌인포메이션(GII1)이 내놓은 ‘지방종자Oilseed 시장 예측 보고서’(2023. 9. 8.)에 따르면 지방종자Oilseed 농업 세계시장은 2022년 4,945억 4천만 달러에서 2023년에는 5,515억 9천만 달러로, CAGR 11.5%로 확대된다. 그리고 2027년에는 CAGR 11.5%로 8,51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GII1은 예측했다. CAGR은 연평균 성장률을 의미하는 지표로, 사업계획 또는 각종 보고서나 시장조사에 자주 쓰이는 용어이다.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4대 종자회사가 다국적기업에 인수되면서 우리 토종자원과 원천기술이 고스란히 넘어가 버렸다. 뼈아픈 교훈을 얻은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12년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골든 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2030년 종자 수출 30억 달러를 목표로 글로벌 종자 강국 및 종자 시장 선점을 위한 프로젝트를 펼친 것.
그러나 같은 해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돼 2013년 2월 25일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 이후 현재 윤석열 정부까지 골든 시드 프로젝트가 얼마만큼의 실적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
‘골든 시드 프로젝트’와는 상관없이 씨앗은 물론 축산·수산·화훼 등 각 분야에 걸쳐 우수품종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농촌진흥청·해양수산청 등 국가기관에서 연구와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육종과 관련한 전문 교육기관도 많다. 또 우량종자를 개발,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전문 육종기업도 적지 않다.
국내 대표적인 육종전문 기업으로는 아시아종묘(대표 류경오·서울시 송파구)가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벌을 이용한 자연적 종자 생산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 조작 종자와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종묘가 생산하는 씨앗들은 암꽃과 수꽃의 꽃가루 교배를 통해 잡종 강세(Hybrid Vigor)를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품종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전에는 농가 스스로 다음 해에 심을 종자를 독(옹기) 같은 데에 보관해 두었다가 농사 시기에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작물 재배가 쉽지 않아 종자 회사들이 다양한 기후에도 기르기 쉽고, 수확량이 많은 내재해성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식물에서부터 가축·어류 등의 우량품종을 만들어내는 육종가育種家(Breeder)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유망한 직업이라 할 수 있다.
△곤충유전자 연구 전문가 △곤충양식업
△애완용곤충 숍 △애완용곤충 싸움 등 레저사업
△곤충요리사 및 음식점 △곤충식량 개발과 제조 및 판매업
△채소 수경재배 등 시설농업 △바이오Bio식품 개발전문가
△바이오Bio식품 판매숍 △종자 개량 등 육종전문가
△약재·염료 등 특수목적식물연구가 △산림육성가
△수목원 운영 △들꽃 육종 및 판매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