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빛이 물든 학교 하루

곶감 만들기 프로젝트

by 차니또또엘
교무실무사 선생님, 청소여사님, 시설관리원 선생님이 장대를 들고 운동장 쪽으로 나가신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학교 감나무에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떨어지면 아깝잖아요. 따서 곶감 만들어서 아이들 먹입시다!”
그 한마디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잠시 후, 교무실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참 예뻤다.
과학전담 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이 나란히 앉아 감을 깎고 있었다.
껍질이 얇게 벗겨지며 공기 중으로 퍼지는 달큼한 향기,
그 안에 묘하게 사람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때 교무실무사 선생님이 나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실장님! 사다리 좀 가져다주세요. 감 걸어야 돼요!”
잠시 당황했지만, 나도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았다.
사다리를 세우고 교무실 처마 밑에 감을 걸기 시작했다.
주황빛 감이 바람에 흔들리며 마치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나와보니 감이 더 많이 달려 있었다.
“이건 누가 달았어요?”
“교감선생님이요.”
그 순간 웃음이 터졌다.

교무실, 급식실, 행정실, 과학실…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감을 깎고, 매달고, 웃고 있었다.
올가을 우리 학교는 그야말로 ‘곶감 프로젝트’로 물들었다.
아마도 그 달콤한 감맛은 곧 아이들의 간식으로,
그리고 우리 마음속 따뜻한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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