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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eath Jul 15. 2024

240712' [.]음식

한 번씩 생각나서 기어코 먹고 마는,

빛바랜 간판, 고추와 된장, 막걸리 병들
선배님 따라간 공설운동장 옆 허름한 가게
와 맛있겠다 싶어서 한입 먹으면
다른 국수가 생각나는 민숭민숭한 맛
간을 못 맞춰서 그런가
어디선 설탕 넣어서 먹는다던데
첫 직장의 미숙함과 낯선, 혹은 설레는 분위기
여름이면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생각나서
꼭 한 번은 콩국수를 먹는다

기억이 묻은 음식들이 있다

목욕 끝나면 찾게 되는 아버지 같은 어른들의 맛이 나는 솔의 눈
자정 넘은 새벽, 포장마차에서 음식 하던 엄마 모습과 등유 난로 냄새 묻은 곰장어 구이
제대한 형이 실컷 먹어보겠다고 한솥 끓여 섞은 라면

같은 한 번씩 생각나서 기어코 먹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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