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그릇
눈 대신 지진 소식을 먼저 들었다. 며칠 마음을 쓰다가 모험하기로 결심했다. 짐을 챙기고, 생각을 곱씹고 저녁으로 라면을 끓였다. 달걀도 치즈도 없이. 며칠 마음 쓸 때까지 그리 심각했으면서 마지막 한 끼는 참 만만한 음식을 준비했다. 선택이라는 것이 무게를 두면 한없이 무거워지고, 덜컥 마음먹으면 별것 아닌 라면 같은 것. 그날은 이상하게 설렘도 들뜸도 없이 일찍 잠에 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