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사슴 Jun 17. 2024

소리(音)

chapter I - I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소리라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음악이라는 것도 세세히 들여다보면 소리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소리는 물체가 진동하면서 발생한다. 그 진동은 스스로도 발생할 수 있고, 물체와 물체가 부딪혀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진동의 횟수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발생한다. 헤르츠라는 개념이 여기서 등장하는데, 사실 이 개념은 주파수, 비트레이트 등의 단위로서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것에 대한 공학적인 접근을 하기에는 본질에 벗어나게 되어 헤르츠 정도의 단위만 기억을 해보자.


물체와 물체가 만나며, 발생하는 소리는 그 진동값에 따라 음의 높이를 가지게 된다. 세상에 있는 모든 물체는 같지 않다. 동일하게 생산라인을 거쳐 만들어진 물체 혹은 재료라 할지라도 100% 같을 수는 없다. 설령 같다 하더라도, 만들어진 시간이 다르고, 만들어진 위치가 다를 것이다.


세계에서 존재하는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는 그저 물 흐르듯 흐르는 것들을 우리들의 관념적 관성적 사고에 맞추어 필요에 의해 구분해 놓은 것이다. 시간, 자연수, 연월일, 길이, 무게, 온도 등의 단위도 그렇다. 측정기기를 이용하여 측정하더라도, 측정기의 조건과 온도, 기압조건에 의해 다르게 측정될 수 있는 것이다.


고로 소리라는 것 역시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인류의 역사상 대륙의 조건과 기후, 지형에 따라 기후와 생활풍습이 다르고, 사용하는 물건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다양성만큼이나, 소리에 대한 다양성도 확보된다.


그런 소리가 진동값이 높아지면 높은음이 나고, 진동이 낮아지면 낮은음이 되는데, 고무줄을 팽팽히 당겼을 때 줄을 건드렸을 때 (고무줄과 내 손가락이 만나며 고무줄이 떨리게 된다.) 그에 따른 장력이 팽팽하여, 진동수가 많아져 높은 소리가 나게 될 것이며, 반대로 느슨하게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방금 소리보다 낮은 소리가 나게 된다.


이것은 현악기의 줄을 당기고 풀면서 음을 높이고 낮추는 것과 동일한 원리가 된다. 그럼 그 현악기의 줄을 왜 당기고 풀게끔 만들게 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현악기인 기타는 헤드 부분에 줄감개가 6개 달려있어 줄을 풀고 감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줄이 끊어지거나 교체할 때는 당연히 줄감개를 풀고 줄을 교체할 수밖에 없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면, 항상 고정된 음을 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항상 고정된 것이라는 것은 없지 않을까. 지구 위에 있는 물질은 기압과 온도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오히려 그 상황에 맞춰서 정확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정확한 음을 내기 위해서, 그 음을 내는 악기는 변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만들어진 이후부터 영원한 것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이것은 만물의 진리이자, 유한한 생명을 가진 생물을 비롯한 대부분의 물질에 적용을 받는다. 물론 일부 대단히 변치 않는 물질은 있지만 그것의 절대적인 가치에 맞물려,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


기본적으로 음계에서의 중심은 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라" 음이며, 이는 주파수 440hz의 특성을 가진다. 이 음을 기준으로 더 주파수가 올라가면 "시" 낮아지면 "솔" 이렇게 음의 높낮이가 계단처럼 정해져 나가게 된다. 이 모든 음계는 규칙을 가지고 정해져 있다.


다만 역시 절대 적인 것은 없다.


상대적인 것이다. 누군가의 음계의 중심은 "모" 음이며, 주파수는 xxx hz라고 규정하면, 그 음을 기준으로 음계를 펼쳐나가게 되면, 그것으로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그것으로 음악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모여서 연주하게 된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라"와 솔, 시의 차이가 누군가의 차이와 다르게 된다면, 조화롭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조화롭게 귀에 들려야 하는 음악이 소음으로도 바뀔 수 있게 된다.


이는 이야기를 넓게 확장하면 표준이라는 의미에 도달하게 되는데,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의 음계의 스케일이 독자적이고, 다른 세계가 독자적이라면 서로 조화롭지 않다는 것이고, 결국에는 하나의 기준으로 서로 음계를 통일해야, 수반되는 악기와 음들도 조화롭게 들려오게 된다.


각각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위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면, 그 음들이 자체적으로는 같은 기준으로 구성이 되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현시대의 대중음악에서는 라음 440hz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케스트라 무대나 뮤지컬을 시작할 때, 악기들이 한꺼번에 튜닝하는 것을 들을 수가 있다. 그 무대에서 등장하는 모든 악기만큼은 기준음을 가지고 같은 음계를 연주하기 위해 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이렇게 조화와 균형을 이룬 "세계관"에서 우리들은 감동과 감정의 울림을 받게 되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