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은 바나나를 좋아한다. 그래서 식탁 위에 바나나가 있을 때가 많다. 바나나 파운드케이크나 머핀도 만들 수 있고, 초콜릿 칩 쿠키에 다져서 넣어도 참 맛있다.
색다르면서 맛 좋은 바나나 케이크를 만들면 좋을 텐데. 마침 얼그레이 티백이 있으니, 함께 넣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그레이 바나나 롤케이크
* 얼그레이 쉬폰 시트
쉬폰법으로 롤케이크 시트를 만든다. 자연스러운 무늬를 위해 밀가루에 얼그레이 티백을 뜯어 섞는다. 머랭은 저속-중속으로 휘핑하다가 저속으로 마무리한다.
* 크림치즈 연유 크림과 바나나
생크림에 크림치즈와 연유를 넣어 휘핑한다. 롤케이크는 일반 케이크보다 크림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모양이 찌그러지지 않는다. 크림에 바닐라빈 페이스트를 소량 넣어 주걱으로 잘 섞고, 미지근하게 식힌 케이크 시트 위에 크림을 바른다.
바나나는 네모나게 썰어, 크림 위에 적당히 얹는다.
* 생크림과 수레국화 장식
돌돌 말아 냉장고에 2시간 이상 굳힌 롤케이크를 꺼내 생크림으로 장식한다. 생크림은 설탕(생크림의 1/10)을 넣어 휘핑하고, 숟가락으로 떠 케이크 위에 얹는다.
크림 위에 수레국화를 얹으면 케이크 완성.
연유와 크림치즈를 섞어 부드럽고 쫀쫀한 크림. 얼그레이 향이 은은하게 나는 퐁신한 시트. 달콤하고 무른 바나나의 조합.
얼그레이와 바나나가 어울릴까 궁금했는데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뭉근하게 씹히는 바나나와 쫀쫀한 크림의 식감 차이도 좋다. 여러 가지 맛과 향이 부드럽게 어우러져 먹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 준다.
오늘의 케이크는 크림에 신경을 썼다. 케이크를 자주 만들게 되면서 크림 조합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는데, 바나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요새 롤케이크 만드는 데 빠져서 여러 가지 롤케이크를 시도해 보고 있다. (롤케이크를 돌돌 마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 걸 수도…) 새로운 조합도 좋고, 스테디셀러도 좋다.
오늘 만든 롤케이크는 독특한 조합에 속하는데, 사실 들어가는 재료가 특이하진 않아서 만드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새로운 케이크를 만드는 건 언제나 두근두근한 일이다.
비 내리는 오후. 언니와 둘이서 롤케이크를 먹었다.
토닥토닥 내리는 빗소리가 달콤한 케이크와 함께 티타임을 즐겁게 해준다. 케이크 위에 구름처럼 올린 생크림이 귀여워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_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