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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Jul 16. 2022

반주

의외로 찾기 힘든 나의 파트너

 무모하게 1인 공연을 한다 했으니 내 노래를 뒷받침할 세션이 없다는 점은 이미 각오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반주 음원(일명 MR)을 찾는 것 역시 만만치 않았다. MR 찾기 쉬운 곡을 고른 것이 아니라 나다워 보이는 곡을 골랐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MR이 존재하는지, 기존 MR은 내 기대에 부응하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곡 이름] MR', '[곡 이름] karaoke', '[곡 이름] inst' 등의 검색어를 구글링 한 결과 의외로 찾기 쉬운 곡이 있었고, 의외로 찾기 어려운 곡들도 있었다.


 문제는 찾지 못한 곡들이다. 음원을 들으며 악보를 그리고(채보), 이를 미디(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전자 악보)로 옮겨 음원을 만드는 방법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를 혼자 하자니 채보하는 공부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남한테 맡기자니 백수 주제에 수십만 원의 거금을 들여야 한다. 완성 품질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궁여지책으로 보컬 제거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서 보컬의 음성과 반주 부분을 분리해내는 프로그램인데, 반주 음색이 변하지 않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보컬의 소리가 미묘하게 남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눈치 못 챌 수도 있다. 하지만 고성능의 모니터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 보컬 코치에게는 품질이 영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1. 여러 종류의 보컬 제거기를 이용해 여러 버전의 음원을 추출한 뒤 괜찮은 부분의 음원만 이어 붙이는 방법.

2. 음원에 미묘하게 남은 목소리를 가리는 음성 편집

3. 하나의 악기로만 편곡된 음원이 있는지 확인한 뒤, 비교적 빠르게/저렴하게 반주를 만드는 방법

4. 반주 음원을 가진 사람에게 부탁을 하는 방법

5. 적당한 품질에 타협하고 다른 부분에 집중하기


 노래마다 고민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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