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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Feb 11. 2022

나다운 노래

왜 내 노래가 거기서 나와

내 일기와 노래를 버무린 음감회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아직 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일기와 노래를 어떻게 버무릴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봤다.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사건들을 나열하고 그 사건들을 기준으로 내 인생을 여러 파트로 나눈다. 그리고 각 파트의 나를 대변해주는 나다운 노래를 골라본다.


그래서 나를 대변해 주는 노래들을 브레인스토밍 해봤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1. 대부분이 사랑 노래, 이별 노래다.

모태솔로인 나는 음감회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해 다룰 생각이 없다. 나답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사를 읽다 보니 사랑과 이별을 다루지 않은 곡을 찾기가 의외로 어려웠다. 내가 홀로 지내는 동안 세상 사람들은 다 사랑과 이별을 하고 살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나와 사연이 비슷한데 연애 이야기가 살짝 들어가는 곡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2. 노래의 화자가 여성이다.

나다운 노래의 대부분의 화자가 여성이다. 남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해봤을 텐데, 왜 여자만 고민을 노래할까 궁금하다. 남자용 MR을 의뢰하자니 금액이 만만치 않아서 직접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하나 싶다. 그나마 남자 가수가 리메이크한 곡이 몇 개 있어서 다행이다.


3. 내가 아는 곡의 장르가 편중되어 있다.

나다움을 기준으로 고르다 보니 영화의 OST나 팝송 위주로 선택되었다. 비슷한 장르나 비슷한 분위기의 곡을 계속 부르면 내가 먼저 지칠 것 같았다.


그런데 의외의 장르에서 나다운 노래를 몇 곡 찾았다. 바로 트로트였다. 남자가 부르는 노래에 어쩜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이 찰떡같이 들어가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트로트는 평소의 취향과도 다르고, 부르기가 어려울 것 같아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공연 준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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