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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Feb 17. 2022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한 번에 하나만 하자

공연의 콘셉트와 주제는 정해졌고, 부를 노래도 얼추 정해졌으니 이제 움직일 차례다.

역시 처음 하는 일이라 그런지 낯설고 무섭다.

어디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누구한테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도 모르니 막막해졌다.

지금 당장 움직일 생각도 안 하면서 앞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수요조사를 먼저 할까? 열심히 준비했는데 초대한 분들 중 아무도 안 온다고 하면 어떡하지? 언제 어디서 공연해야 할지 나 자신도 감을 잡지 못하는데 설문 문항을 만들 수 있을까?'

'공연장을 먼저 잡을까? 불확실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가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작되면 공연장 예약이 치열해지는 것 아닐까? 공연장 일정을 덜컥 잡았다가 변경이나 취소가 안 되면 어떡하지?'

'보컬 학원을 먼저 알아봐야 하나? 공연하기에는 가망이 없으면 어떡하지? 엄청 오래 걸린다고 하면 어떡하지? 믿을 수 있는 선생님은 어떻게 구하는 거지?'

'누구를 어떻게 초대해야 하지? 초대받지 못한 분들은 많이 서운해하시려나? 초대장은 어떻게 관리하고 발급하지?'

'공연 준비하는 데에 필요한 돈은 어떻게 구하지?'


내 고질적인 패턴이 시작됐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혼자 머릿속에서만 바빴던 과거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불확실하고 어렵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과거를 이젠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일단 '만약'으로만 가득 찬 공상을 멈추고 정보를 찾아 나서야겠다. 

나에게 가해진 제약이 무엇인지, 내 공연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내 노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내 공연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내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 앞에서 감사함을 전하고, 나를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이제 다음 글에서는 '만약'을 하나 이상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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