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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Aug 14. 2022

고집과 양보

한계를 맞이하는 태도

 이번 달 목표는 노래할 곡들과 이야기들을 정하는 것이다. '일기를 노래한다'는 콘셉트에 의하면 내가 부를 노래는 가사가 나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부를 수 있어야 한다. 가사와 난이도,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곡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내가 들고 온 노래들을 보컬 코치는 안 된다고 말렸다. 내가 부르기엔 너무 어려워서다. 나만의 음악 일기가 드디어 탄생하나 싶었는데 계속되는 거절에 원래의 계획은 너덜너덜 해져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사이드 프로젝트 모임에서 이번 달까지 내가 부를 노래와 이야기를 정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코치가 노래를 거절하는 흔한 이유로는 mr 이 없거나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잘 부르기가 너무 어려워서 등이 있다. 마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만족하는 '황금 노래' 찾기는 포기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기준 중 몇 개는 포기하는 것이다. 우선 mr 품질을 포기하기로 했다. 노래를 불렀을 때 거슬리지 않을 정도면 넘어가기로 했다. 도저히 재생이 불가한 mr은 내가 직접 피아노 연주를 녹음하든지, 아니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거절됐던 곡 하나는 원래의 계획대로 돌아왔다. 내가 부르기에 너무 높은 키의 노래는 음악 편집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mr 음정을 약간 낮추는 것으로 타협을 했다.


 원래의 계획대로 하지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곡도 있었다. 나다운 노래를 하겠다는 고집이 있었지만, 끝까지 부를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양보를 했다. 그렇게 뻥 뚫린 공연 스크립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음원 사이트와 유튜브를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오랜만에 시간이라는 한계에 맞춰 목표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렇게 내 고집은 실행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완벽'이 아니라 '지금 시작'으로 기준을 바꾸며 비로소 움직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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