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간절함으로

준비 없이 그냥 뛰어들기

by 즐거운유목민

나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반어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에도, 지금도 늘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서 그 어렵다는 '평범한' 학생으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남들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평범한' 대학과 '평범한'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너무 운이 좋아서 나는 '온실 속의 화초 같다'느니 '너무 편하게 자라왔으니 그렇지' 등의 잔소리는 들어야 했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운에 대한 세금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운이 좋았던 시기가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내 첫 회사에 들어간 시기가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정신적으로 헤매고 있을 때 당시 취업 연계형 부트캠프라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나는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에 나의 늦은 나이와 절박함을 구구절절하게 욱여넣어 20대 1이 넘는(주최 측에 의하면) 경쟁을 통과해 한 부트캠프에 합격했다. 상대적으로 신입이 실력을 안 본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경쟁자들의 평균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었다. 나의 스펙은 없었다.


그렇게 매시간 감사함, 간절함과 옆사람과 강사님의 도움으로 나는 꾸역꾸역 한 개의 강의, 한 개의 프로젝트, 한 개의 테스트를 넘어 정말 운 좋게 6개월 인턴에 합격했다.


스펙이 없는 30대에게 도움이 손길이 왔고, 나는 그것을 놓칠세라 손을 뻗어 휘어잡았다.

당시에 아는 것,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는데 인턴이라니 감사하고 무서웠다.


Start before you're ready.
Don't prepare, begin.

― Mel Robbins, The 5 Second Rule: Transform Your Life, Work, and Confidence with Everyday Courage


Cover Photo by Andrea Ca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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