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흔들지 않게 중심 세우기
하루 중 가장 흔들리는 순간은
미디어 속 누군가의 사진을 무심히 넘길 때다.
빛 좋은 장소, 정제된 표정, 완벽한 구도.
그 속의 삶이 꼭 나보다 안정돼 보일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화면 속 사람의 삶과 나를 견준다.
아름다움에 지배된다는 건
꼭 ‘예쁜 사람을 부러워하는 일’만을 말하지 않는다.
그건 '보여지는 방식에 휘둘리는 상태'도 포함된다.
SNS에서 누군가의 일상이 내 일상보다 더 풍요로워 보일 때,
거울 앞에서 오늘의 나를 판단할 때,
다른 사람의 칭찬 한마디에 하루의 기분이 출렁일 때—
그건 모두, 아름다움이 나를 흔드는 장면들이다.
누군가의 시선, 기준, 호응에 나를 맞추며 사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 감정의 손잡이는 남의 손에 쥐어져 있다.
칭찬이 오면 들뜨고, 무관심이 오면 주저앉는다.
그건 너무 불안한 자리다.
내 삶의 조종석을 잠시 남에게 맡긴 듯한 기분이다.
그래서 요즘은 작게라도 나만의 중심을 세워보려 한다.
하나, 거울 앞에서 기분부터 본다.
오늘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피곤하면 피곤한 얼굴로 둔다.
그 얼굴까지 내 하루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둘, 칭찬이 없어도 나를 돌아본다.
“그래도 오늘은 잘 해냈어."
그 말을 스스로에게 먼저 건넨다.
누군가가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제는 내가 말해줄 차례니까.
셋, 비교가 올라올 땐 질문으로 바꾼다.
“저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여유를 갖게 됐을까?”
그 호기심 하나로 질투가 연구로 변한다.
넷, 하루의 아름다움을 직접 찾는다.
햇살, 커피 향, 깨끗이 정리된 책상, 좋아하는 노래.
이건 남이 주는 빛이 아니라
내가 내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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