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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들파파 Feb 13. 2022

어쩌다가 생계형 직장인투자자가 되었나

월급이 다였던 외벌이 딸 셋 아빠가 연봉과 자본소득을 늘려가는 과정


  2014년 가을이었다. 첫째가 네 살이었고, 둘째가 두 살이었다. 투자회사를 나와서 영업일을 시작한 지는 3년 차. 외벌이 가장이었고, 우리 가족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던 것 같다. 영업일을 시작한 지는 3년이나 되어서, 이 일도 루틴(routine)이 생겼고 하루, 한 주가 반복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딘지 답답했다. 그냥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일단 지출이 월급보다 많았다. 당연한 거다. 애들이 어려도 네 식구 살림이었고, 수입은 한쪽에만 있었다. 웬만큼 많이 받는 게 아닌 이상 지출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괜히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말리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이때 잠깐 했었던 것 같다.


  영업직이니까 성과급이 조금 나오기는 했는데, 정말 조금(?) 나왔다. 그때는 몰랐는데 내가 다녔던 회사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유독 짜게 주는 회사였다. 지나고 나서 들어보니 같은 기간에 다른 회사에서 같은 일을 했던 동료들은 성과급을 꽤 많이 받아갔다.


  이 부분도 나한테 있어서는 훗날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부족함, 결핍이 생기는 순간이 삶의 전환점이 될 때가 많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2014년 가을 회사 전 직원 행사가 강원도에서 있었다. 리조트 전체를 빌리고, 푸드트럭을 섭외해 놓고, 도착부터 게임을 하면서, 저녁에는 바비큐 뷔페를 열어놓고 너도나도 술을 그렇게 먹었었다.(이럴 돈은 차라리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나도 막내급 직원이었으니까 여기저기 윗사람들 자리를 옮겨 다니면서 마시다 보니 많이 마셨었다.


  하루를 보내고 아침에 깨어나서 다음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직전까지 또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 같은 기분에 더 그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냥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은데', '월급만 받고 산다면 매월 마이너스에 돈도 모이지가 않을 텐데', '뭐라도 다른 것을 해야 될 것 같은데', '내가 회사일 말고 또 무엇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삶이 좀 더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었다.


  버스를 탔다. 머리도 마음도 지쳐 있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더 볼 게 없었다. 블로그 메뉴로 들어가서 뭐 읽어볼 만한 글이 없을까 뒤적거렸다. 그때 ㅊ님이 본인의 블로그에 써 놓은 글들을 만났다. 우연히, 억수로 운 좋게도... 감사하다.


  2009년부터 경매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해서 그때까지 해오고 있었는데 결과가 이렇다. 어떤 계기로 시작을 했고, 이렇게 해 왔다. 그 결과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실행해 왔는지, 그 순간들을 적어 놓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변화를 선택할 때의 삶의 자세에 대한 부분도 적혀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그때까지 올라와 있는 글들을 다 읽었다.


  누군가의 경험, 깨달음으로 쓰인 글. 그분의 진심이 느껴지는 글. 글이 가진 힘이 이토록 대단한 것이다. 나 같은, 살면서 어느 순간 절박하고 간절한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고마운 것이다. 이것이 내가 글쓰기를 실천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버스 안에서 읽었던 글들을 다시 읽었다. 세 번, 네 번 밤새도록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회사일 말고 또 무엇을 해서 돈을 벌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해졌다. 그리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이후 7년이 지나 마흔 초반인 지금,

나는 직장생활을 15년째 이어오고 있고, 임원이 되겠다고(또는 사장?;;) 주변에 자신 있게 떠들고 다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찌 될지 모르는 직장생활을 늘 대비한다.

직장소득은(연봉이 아니다) 2014년 보다는 몇 배로 늘어났고, 이 소득은 앞으로 더 늘어나도록 스스로 만들 것이다.


외에도 다른 사업에 투자해서 받는 투자소득이 월급 이상이다.

그리고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서 받는 임대소득이 대기업 사원 월급 정도는 된다.

덕분에 아내도 여유가 생겼다.

또 몇 건을 수익을 내고 팔았음에도 급매/매매/분양 등을 통해서 얻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많이 올라 있고, 더 오를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부채도 적지는 않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주식투자도 일부 하고 있는데 비중이 가장 작다.(자산으로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다.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았고, 고마운 분들 덕분에 방향을 잡았고, 실천한 덕분에 이제는 방황하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또는 그만두게 되면 새로운 무엇을 해볼까를 고민하고, 나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글쓰기도 내 희망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실행하고 있다. 나는 그분의 글을 읽고 도움을 받아, 실행을 통해 절박한 상황을 탈출했다.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실천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가 절대 아니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고민했던 나의 과거가, 전환점이, 경험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변화의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게 내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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