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delion Nov 17. 2023

백수 5개월

 6월 한 달 내내 고민을 했다. 더운 여름부터 일하기는 싫고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기만 하는 것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뭔가를 열정적으로 하고 싶지도 않았다. 기분도 가라앉았다. 지난 4월 건강검진 때 갑상선 검사를 했었는데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고 했다. 약 처방 하기엔 좀 애매한 상태라고 6개월 뒤에 다시 검사하자고 했었다. 그래서인지 우울증이 생긴 것 같고 기분은 저 땅 밑으로 꺼져 가고 있었다.

심리학자들이 우울감이 오고 무기력할 때는 운동을 하라고 했었다. 어느 날은 너무 더워서 필라테스 가는 것도 너무 버겁게 느껴졌지만 필라테스는 빠지지 않고 꼭 갔다. 아무리 더워도 집에서 필라테스 스튜디오까지 20분 정도거리를 걸어 다녔다. 운동 후 땀을 빼고 오면 온몸의 근육은 아파도 샤워를 하고 나면 땅 밑으로 꺼져 있던 마음이 땅 위로 올라와 있었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근육의 변화와 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근육과 마음의 힘이 같이 올라오는 순간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왜 내 마음이 땅으로 꺼져가는지…


상처받고 지쳐있던 나….


유명한 심리학자들 강의도 듣고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마음 치료 책들도 보았다. 나 스스로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여름휴가도 있고 마땅한 일 자리도 많이 나오지도 않았다. 매일 들여다보는 잡 사이트는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일 자리를 찾기로 느긋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앞으로 내가 추석 전까지 혹은 그 이후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다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아동 심리상담사에 관련으로 공부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마침 덕질 친구 중 심리 상담사 하고 있는 친구가 있어 연락을 했다. 그녀는 과정을 말해줬다. 난 일단 심리학 학점이 필요했다.



그래!!! 이거닷!!! 심리학 학점부터 따자. 



마침 7월부터 시작하는 학점 은행제 교육원들이 많았다. 그중 몇 곳을 컨택해서 상담을 받고 수강료가 적정하다 생각된 곳을 등록했다.

7월 강의가 시작과 동시에 나에게 무언가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뭔가 활력이 생겼다. 필라테스를 가지 않아도 내 마음이 우울감이 땅밑으로 꺼지는 기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백수 4개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