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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다미로 Apr 24. 2023

[독후감 공유] 52. 소로스 투자 특강

투자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 책 정보 >  

    책제목 : 소로스 투자 특강  

    저자 : 조지 소로스  

    출판사 : 에프엔미디어  

    출간일 : 2021.10.20.  


< 독후감 내용 >


제목 : 투자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계몽주의 오류


사람은 단순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애매한 말보다 정답이나 법칙 같은 확실한 말을 듣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우리 사회는 과학이 발달한 이후 원리나 규칙 같은 법칙을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어떠한 문제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계몽주의 오류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계몽주의 오류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은 법칙이나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찾아 놓은 법칙이나 정답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법칙이나 정답을 활용하면 편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은 단순하고 확실한 말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으로 발견한 법칙이나 정답이 사회에 적용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계몽주의 시대에서 과학은 엄청난 위상을 가졌다. 계몽주의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구 시대의 사상을 타파한다는 명분으로 과학의 위엄은 대단했다. 실제로 과학은 지식을 발견함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과학이 발견한 지식은 자연에서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에는 유용했지만, 사회에서 일어난 일인 인간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과학을 아무리 모방하더라도 경제학에서 물리학 같은 성과를 거둘 수가 없다. 즉 계몽주의 오류란 자연과학(정답이나 법칙 같은 지식)을 활용해서 사회현상(인간사)을 이해하려고 했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오류


그런데 많은 사람이 경제를 자연과학으로 접근한다. 금융시장에서 확실히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고 원리나 규칙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금융시장이 자연과학처럼 숫자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분명 금융시장은 인간의 산물로 사회현상이다. 그러나 다른 사회현상과 다르게 금융시장에서는 사실이 숫자로 표현되며, 데이터가 잘 기록되고 보존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금융시장을 자연과학이라 착각하고 정답이나 법칙 같은 지식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계몽주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소로스 투자 특강>(이하 이 책)의 저자는 위와 같은 이유로 금융시장이 철학적인 아이디어를 검증하기에 기막힌 실험실이라고 말한다.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관찰하기가 다른 사회현상보다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로스는 철학을 활용해 재귀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투자에서 큰돈을 벌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를 자연과학처럼 접근한다. 투자의 법칙을 찾으면 투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금융시장을 분석한다. 방향이 잘못되었을지 몰라도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말 심각한 사람들은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주장하는 법칙이나 정답을 활용해 편하게 투자하다가 돈을 잃는다.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


경제학은 정답이나 법칙 같은 지식을 가르친다. 대표적인 경제 이론 중 하나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수요와 공급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완전 경쟁 아래 자유 시장에서 자원이 최적으로 배분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곡선의 형태는 공급이나 수요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광고를 이용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요는 조작이 가능하는 말이다. 즉, 사회에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제 이론들은 자연과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회에 적용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경제 이론을 주장하는 경제학들 대부분이 투자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람의 생각은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우리가 사는 현실을 이해하는 기능으로 '인지 기능'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상황을 자신에게 이롭게 바꾸는 기능으로 '조작 기능'이라고 부른다. 인지 기능이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학으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발견했다면, 조작 기능은 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더 많은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광고를 하는 행동이다.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의 관점에서 볼 때, 계몽주의 오류는 인지 기능을 너무 높게 평가한 나머지 조작 기능을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근대 예술 세계에서는 계몽주의에 반대하는 포스트모던 세계관을 만들었다. 이 세계관은 사회현상에는 자연과학으로 발견할 수 있는 법칙 따위는 없으며, 사회현상은 주로 모순적 담화를 모은 것이라 주장한다. 현실이 조작 가능하다면 인지 기능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즉, 포스트모던 세계관은 인지 기능을 완전히 무시하고 조작 기능만을 생각한 것이다.

 포스트모던 세계관의 영향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금융시장의 기본원리는 실질 경제를 선행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경제가 좋아질 때는 더 많이 오르고 경제가 나빠질 때는 더 빨리 하락하는 듯한 과민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금융시장의 방향은 실제 경제와 비슷하게 움직였다. 그래서 경제지표가 좋게 발표되면 금융시장은 오르고, 경제지표가 나쁘게 발표되면 금융시장은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중앙은행(미연준)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경제지표가 나쁘게 발표되면 미연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 인하 등의 유동성 공급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금융시장은 상승했다. 반대로 경제지표가 좋게 발표되면 미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등으로 돈을 회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금융시장은 하락했다. 나는 투자자들이 인지 기능보다 조작 기능을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금융시장의 원리보다 미연준의 조작 기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포스트모던 세계관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지 기능을 우선하고, 조작 기능을 인도해야 한다.


인지 기능만 생각했던 계몽주의와 조작 기능만 생각했던 포스트모던 둘 다 잘못되었다. 현실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두 기능 다 고려해야 한다. 인간의 인지 기능은 현실의 객관적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며, 조작 기능 역시 현실을 원하는대로 완벽하게 조작하지 못한다.

 소로스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 기능이 생각과 현실을 연결하는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인지 기능에서는 현실이 사람의 관점을 결정합니다. 세상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반면에 조작 기능에서는 사람이 세상에 영향을 줍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의 의도가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두 기능이 동시에 작용하면 서로 간섭하게 됩니다.

 이는 인지 기능이 판단에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조작 기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결과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결과가 사람의 의도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의도와 행동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행동과 결과 사이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현실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불확실하고, 실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불확실합니다."

 그리고 소로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현실은 조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행동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우리의 욕망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외부 현실입니다. 우리가 외부 현실을 더 잘 이해할수록 그 결과는 우리의 기대에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현실을 이해하는 것은 인지 기능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인지 기능을 우선해야하고 조작 기능을 인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객관적 현실을 무시하면 포스트모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투자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조지 소로스 철학의 핵심에는 두 가지 아이디어가 있다. 첫 번째 '오류성의 원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속해 있을 때,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관점은 항상 부분적이고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귀성의 원리로 이런 왜곡된 관점이 부적절한 행동을 낳기 때문에 그 상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번 글의 목적은 첫 번째인 '오류성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이 사고와 현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대표적인 두 가지 오류로 계몽주의 오류와 포스트모던 오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인지 기능을 중시했던 계몽주의는 인간사에 널리 퍼진 조작을 인식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조작 기능을 발견하게 되자 포스트모던 오류에 빠졌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소로스가 주장하는 '오류성의 원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이 글은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소로스는 오류성의 원리에서 더 나아가 재귀성의 원리를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투자에서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우리가 소로스의 철학을 모두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나는 그의 철학에서 필요한 부분만 받아들여 자신만의 철학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금융시장을 어떻게 해석할지 사색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금융시장을 해석할 때 논리와 심리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눴다. 논리는 인지 기능에 가깝고, 심리는 조작 기능과 비슷하다. 특정 상품의 가치(펀더멘털)를 계산하는 것은 논리의 영역이다. 그러나 그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심리의 영역이다. 그래서 나는 가격과 가치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투자로 성공하려면 심리 영역이 중요하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파악해야지 투자에서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그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논리의 영역이 필요하다. 특정 상품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을 때 가격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로스는 사회를 이해하려면 인지 기능을 우선하고 조작 기능을 인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투자는 심리 게임이지만 논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주장이 비슷한 것 같지만, 애초에 전제가 다르다. 나는 투자에 대한 이야기이며, 소로스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럼 소로스는 투자를 어떻게 했을까? 그는 자신의 개념을 금융시장에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원리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 시장 가격은 항상 펀더멘털을 왜곡합니다. 왜곡의 정도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을 수도 있고 매우 클 수도 있습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과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둘째, 금융시장은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는 소극적인 역할뿐 아니라 이른바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인 역할도 담당합니다. 행동경제학은 바로 이 부분을 놓칩니다. 사람들은 금융 자산이 가격을 잘못 산정하는 과정에만 집중할 뿐, 잘못된 가격 산정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다루지 않으므로, 행동 경제학은 재귀 과정의 절반만 분석합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나의 주장은 소로스의 첫 번째 원리와 일치한다. 시장 가격은 논리에 의한 가치뿐만 아니라 심리가 반영되어 있으므로 왜곡된다. 그러나 소로스는 더 나아갔다. 두 번째 원리, 시장 가격은 가치를 왜곡시킨다. 시장 가격의 왜곡이 논리에 의한 가치마저 바꿔버린다. 나는 이 주장에 대해 매우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주장이 맞는지, 맞다면 왜 그렇게 되는지. 지금 드는 생각은 논리의 영역인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멀티플이나, 할인률 같은 변수들이 시장에 의해 변하기 때문에 가치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생각 역시 자연과학적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투자를 사회현상으로 해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철학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가? 소로스의 철학 중 어떤 부분을 어떻게 적용시켜서 당신의 철학을 만들고 있는가?


끝.


< 세줄요약 >  

    인간의 사고와 현실의 사이 관계에는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이 있다.  

    계몽주의 오류는 조작 기능을 무시했고, 포스트모던 오류는 인지 기능을 무시했다.  

    투자에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을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글의 구조 >

    1문단 : 계몽주의 오류  

    2문단 : 투자자의 오류  

    3문단 :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  

    4문단 : 인지 기능을 우선하고, 조작 기능을 인도해야 한다.  

    5문단 : 투자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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