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문
서울은 광주, 용인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다녀왔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정확히 하면 종교가 없을 자유가 없다. 블로그에 따르면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증명서에 종교를 명기해야 하며 빈칸으로 둘 수 없다고 한다. 건국 초기에 공산주의 세력의 발호를 극도로 경계한 정부가 이를 변별하는 수단으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유일신이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어 유교와 도교는 탈락했다. 불교는 종교라기보다 부처가 실존 인물이고 철학에 가까워서, 힌두교는 신이 너무 많아서 위기에 몰렸는데 거센 반대에 부딪혀 살아남았다. 그 저항의 본산지가 발리섬이다.
발리에는 렘푸양 사원이 있다. 섬에서 가장 높은 해발 3,030미터의 아궁산 정상이 마주 보이는 곳으로 '천국의 문'이 있는 곳이다. 서울과 그의 가족은 번호표 48번을 받았다. 마이크로 호명되면 천국의 문 앞에서 네 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기다리는 내내 앞선 사람들을 보며 어떤 포즈를 취할지 고민했다. 이른 시간에 온 덕분인지 한 시간 여만에 사진을 찍었다. 번호 48번은 훗날 서울이 저승에 갔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저승을 지키기는 문지기가 천국의 번호를 물었고 48번이라고 하자 도착지를 고를 수 있게 되었다. (1) 기독교의 천국, 음식이 맞지 않을 것 같다. (2) 불교의 극락, 향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3) 힌두교의 다음 생, 동물로 환생할지 모르니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몇 가지 더 있었는데 서울은 영화 <코코>에 나오는 '죽은 자들의 세상'을 골랐다. 멕시코 아즈텍 문명의 저승으로 거기서는 이승과 똑같이 놀고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