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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도댕 Mar 17. 2022

나의 노고가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앙리 마티스 : 라이프 앤 조이

어제 앙리마티스 : 라이프 앤 조이 전시회를 관람했다.

앙리마티스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귀감이 되는 예술계 거장이다.

이번 앙리마티스 전시회에서는 그가 예술을 대하는 삶의 자세, 태도, 가치관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회의 초입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쏟았던 노고가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우리는 살면서 가끔 엄청 고생해서 완성한 결과물을 누군가에게 꼭 자랑하고만 싶고, 아주 힘들었다고 칭얼대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마티스는 자신의 노고가 작품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그저 가볍게 혹은 가능하다면 전혀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는 이들이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마음이 한없이 편안한 시간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앙리마티스의 전시회를 보는 동안 그의 작품에서는 부담스럽거나 무거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필로 가볍게 스케치한 것 같은 그의 작품들은 편안히 감상에 젖게 만들었고, 예술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보잘 것 없어보이지도 않았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시간을 가지고 길게 지켜볼수록 섬세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는 어릴 적부터 무턱 가졌던 꿈이 있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은 계속 흘러가는 시간만큼이나 무수하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다행히도 이번 앙리마티스 전시회에서 그가 추구한 예술의 방향성과 그의 삶을 잠시 들여다 보았을 때,

새롭게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한 가지 더 알게 되었다.



곁에 있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사람



가끔 이런 사람이 있다.

자신의 성취과정을 매우 과시하고, 위대한 이야기마냥 포장하고, 으스대고 더 나아가 고생한 자신을 주변에서 굉장히 높이 평가해주기를 바라는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상대가 나에게 특별히 나쁘게 대한 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만 떠올리면 부담스럽고 가능하면 멀리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옛말에 어른들께서 이룬 것이 많을수록 겸손해야한다는 말을 하셨던 건가 싶은 생각도 얼핏 든다.

적어도 나는 이런 행동방식에 있어서 만큼은 앙리마티스의 예술을 표현하는 자세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대단히 고되게 이루는 것이 많아질수록 적당히 감출 줄 아는 그런 태도.

사실 요즘은 가진 게 많고 어렵게 이루는 게 많아질수록 SNS나 주변에 널리 널리 알려서라도 자신을 브랜딩하고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이러한 나의 깨달음이 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말은 노고를 모두 감추고 그저 숨죽여 남이 알아서 알아줄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적절한 정도와 방향으로 나를 드러낼 줄 아는 것이며,

고된 과정을 거쳐 이루어 낸 것이 있다면 단순히 자신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주변에 떠벌리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깨닫게 된 교훈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펼치는 방법으로 풀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래서 평안과 위로, 진실된 응원을 얻고 싶을 때에는 꼭 찾고만 싶고 곁에 두고 싶은 그런 사람.

아무리 곁에 있어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건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앙리마티스의 작품들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사랑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마티스의 작품이 어렵고, 부담스럽기보다는 보고만 있어도 모든 이들에게 편안함과 가볍게 마주할 수 있는 쉼이 되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

앙리마티스가 그토록 염원했던 자신의 작품의도처럼 말이다.

때로는 완벽함보다는 약간의 부족함과 가벼움이 더욱 큰 위로와 용기가 되어줄 때가 있었던 것도 이런 생각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오늘의 전시 감상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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