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재판 시리즈 2. Re. 나이트메어
CASE 2.
영화 <착신아리>를 다 본 뒤 마음속에 분노가 차올랐다. 이 놈의 일본 귀신들은 화풀이라도 하는 걸까? 왜 별 상관없는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는 걸까. 우리나라 토종 귀신들은 그나마 '한'이라는 이유를 가지고 움직인다. 그들은 자신을 저승도 못 가고 이승에 남게 한 자에게 복수하고 성불하기라도 한다. 일본 귀신들은 딱히 이유가 없다. 파고들면 억울한 사연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진짜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무차별 살인은 감행한다. 내가 만약 그렇게 죽는다면 나도 악귀가 되어 그놈들의 멱살을 잡고 싶을 것 같다.
나의 억울함과 별개로 1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만약 모종의 사건으로 산 사람을 죽인 귀신이 환생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죄를 물어야 할까? 물론 기억은 그대로 있다는 가정이다. 표지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도 그가 귀신이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예전에 봤던 일본 드라마에서 초능력인 척 위장하여 사람을 죽이는 에피소드가 있긴 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분명 법원에 끌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나라에서도 ‘초능력’이 법정 증거로 채택하는 경우는 없다. 법은 이성적이고 차가워야 하기에 우리는 그들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지 않을까.
‘속죄’라는 것을 믿는가? 원죄의 대상이 당신이나 당신 주변 사람이어도 속죄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범죄자들은 때때로 신에게 속죄하기도 하고, 스스로 속죄하기도 한다. 아니면 가족에게 그럴 수도 있다. ‘귀신일 때는 제가 사리분별이 안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한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