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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노운즈 Feb 08. 2022

당신의 부모됨이 마음에 드시나요?

감정이 아니라 마음을 드러내는 부모가 되세요

  당신의 부모됨은 어떤 맛인가요?’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저도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볼 때엔 은은한 달콤함이, 아침에 출근 준비와 더불어 아이들 등교 및 등원준비로 바쁠 때에는 입안이 쩍쩍 갈라지며 갈증이 나지요. 아이들끼리 티격태격 다툴 때에는 씁쓸한 맛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아이의 얼굴 앞에선 단짠단짠,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잔잔했던 나의 삶이 부모가 된 이후에는 기쁨과 고됨이 능선을 매일 오르내립니다. 나의 인생을 어느 한 단어로 정리하기 어렵듯, 부모됨도 한두 가지의 표현으로 설명하기 어렵지요.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부모됨이 마음에 드나요?’ ‘요즘 나의 부모됨은 온통 쓴맛이다’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이 글이 도움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자녀를 돌보는 일이 삶의 중심이었던 엄마의 헌신과 여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의 기대를 받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40대 중반의 일하는 엄마로서 내 인생의 성공과 좋은 부모됨 사이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받지요.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해야 할 일들은 늘 넘쳐납니다. 작성하던 강의 원고와 아이들 저녁 식사 준비 사이에서, 읽어야 할 많은 책들과 아이가 원하는 놀이 사이에서 늘 갈등을 합니다. 일이 많아 냉동실에 있던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는 날엔 엄마에게 끼니때마다 받았던 갓 지어진 하얀 쌀밥이 생각나며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아이들과 집안일에 공을 들인 날 저녁엔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나 불안한 마음이 들고요.  

  ‘매일을 열심히 살면서 왜 나는 나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이 질문을 대뇌이던 어느 날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기를 바라지? 나는 나에게 내가 뭘 원하는지 물어봤나?’ 그 순간! 저는 제가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껏 나에게 부모로서 내가 뭘 원하고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는지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늘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고 투덜거렸던 거지요. 내가 받았던 부모의 사랑, 커나가며 경험했던 사회의 기대에 나의 열망을 동일시하며 자녀에게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여성이 되어야 행복한 부모됨이라고 무턱대고 믿고 있었던 거에요! 맙소사! 그날부터 저는 제 마음에게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마음은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그리고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는가?’ 

  그리고 조금 다른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 먹은 식사를 치우면서, 아이들의 옷을 개면서, 강의 준비를 하며 이 모든 일이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자 나의 모든 순간이 만족스럽고 편안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소리지르는 순간에도 전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지금 화 내기를 원하는가? 그때 화를 내길 바라면서도 자녀가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는 마음이 함께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러면 감정을 조금 진정시키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녀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어 전달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알아차릴수록 나의 부모됨과 나의 삶에 조금씩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지요.

  얼마 전 강의에서 한 어머니가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등교길에 아이 둘이 장난감을 가지고 다투기 시작했어요. 1교시 시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티격대는 아이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 다툼을 멈추고 빨리 학교까지 걷게 했는데요.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한 번씩 안아주며 속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들여보낸 후 계속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버럭하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자녀 셋을 기르기 전까지 전 자녀에게 분노하거나 화를 내는 일이 별로 없던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하나였을 때에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 타이르고, 아이가 실수하면 제대로 할 때까지 기다려줄 시간이 충분했거든요. 하지만 자녀가 늘어나면서 삶이 달라졌습니다. 자녀가 하나일 때보다 둘일 때, 자녀가 둘일 때보다 셋일 때 해야 할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더군요. 나의 마음이 어떻게 하길 바라는지 물어볼 틈도 없이 상황에 휩쓸려, 혹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튀어나온 감정이 번개처럼 튀어나와 발사되기도 하였습니다. 10여년 전에는 ‘기다려주세요, 아이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우린 부모잖아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저에게도 ‘버럭’이 자연스럽거든요. 

  그 어머니께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버럭을 선택하셨나요그리고 버럭으로 원하는 목적을 이루셨나요?’ 사실 전 그 어머니의 질문을 받으며 ‘이분은 좋은 부모구나’ 확신했습니다. 아이들의 다툼을 효과적으로 빠르게 멈추려고 버럭을 사용하셨고, 그 버럭이 등굣길 내내 유지되지 않았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마음을 다시 연결한 후 교실로 들여보내셨거든요. 질문하신 어머니는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셨습니다. 자신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진 분이니까요.

  우리는 늘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최선을 찾아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행동들 중에 나의 마음에 가장 와 닿는 것, 내 마음이 허락한 방법을 선택하셨다면 여러분은 이미 충분한 부모입니다. 여러분의 훈육이, 혹은 여러분의 부모됨이 자녀를 상처주고, 위축되게 하며, 수치심과 절망감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만난 모든 부모는 자녀가 좋은 행동을 하고, 유능해지며, 스스로를 사랑하고,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바랬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은 자녀는 순간적인 부모의 분노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부모의 강한 감정 표현과 통제에 위축되고 상처받을 수 있으나 행복했던 일상과 따뜻했던 순간들의 힘으로 빠르게 회복합니다. 

  우리는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음에 동의해야 합니다. 사랑이 가득하고 인내심이 무한한 그 누구라도 부족한 시간 앞에서 나의 마음챙김과 자녀의 훈육을 동시에 성공할 수 있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흔들리는 순간 내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에 집중한다면,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이 아니라 ‘마음’, 내가 원하는 그것에 의해서 움직인다면 여러분의 부모됨이 실패할 확률은 줄어듭니다. 나에게 올라온 감정이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드러내는 진정한 나다운 부모됨을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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