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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영 Oct 07. 2024

나는 없다

I Do Not Exist

강이란 것은 없다

흐르는 강물들을 모아

강이라 부른다


비라는 것도 없다

내리는 빗물들을 묶어

비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어떤 모양의 어떤 것들을 모아

‘나’라고 부르는 것인지

고민해 볼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밤이 되면 반드시 자야 하는

육체의 모든 세포들이 나를 이루는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고

있지 않은 개념을 상상할 줄 아는

의식들의 집합이 나를 만드는가?


존재에 고민없이 그저

꿈 꾸는 존재여,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가?

얼마만큼의 무엇이

나를 이루는가 번민할 때, 비로소

거울 없이도 존재를 볼 수 있지 않겠는가?



There is no such thing as a river.

We gather flowing waters together

and call it a river.


There is no such thing as rain.

We bind falling droplets together

and call it rain.


Then,

is it not worth pondering

what shapes and things we gather

to call “me”?


Is it the cells of this body,

which demand sleep when night falls,

that make me?

Or is it the collection of consciousness,

believing in what cannot be seen

and imagining what does not exist,

that forms who I am?


O you, dreamers of mere dreams,

how do you perceive

your own existence?

When you struggle to measure

how much of what is truly “I,”

can you not finally see yourself,

even without a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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