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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Dec 22. 2023

출산 후 살이 찐 나를 받아들이기

부끄러움에 압도되어...

출산 후 살이 많이 찐 나를 어쩌다 거울에서 보면, 섬칫하고 놀란다. "내가 저렇게 배가 나오고 뚱뚱해졌다니..."


육아와 일과 성장을 위한 자기 계발을 병행하면서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다. 내 삶은 어느새 일하거나 애보거나 둘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다.


살찐 내가 낯설고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된 것 같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고, 사람 만나는 것도 꺼리게 되었다. 사진 찍는 것도 싫어지고...


그러다 그렇게 된 나의 아픔과 스트레스를 공감하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으면 이토록 살이 쪘을까... 이제 나 자신을 창피해하거나 안 보는 대신, 내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싶다.


예전엔 살찐 사람들 보면 자기 관리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다. 그들의 슬픔과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보지 못했다. 그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내가 살이 쪄 본 적이 없어서 살찐 사람들의 마음을 몰랐구나.


진정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히 함부로 판단하거나 미루어 짐작하면 안 되는구나...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을 공감하지 못해서 연민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구나.


연민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 때, 누군가와 대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때론 상처일 수 있는지...


예전의 나처럼 누군가 내게 살을 빼라고 조언한다면, 나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그에게 무척 실망하다 못해 화가 났을 것이다. 상처가 깊이 박혔을 것이다.


새해엔 나를 위해 매일 1시간만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수면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시간이 나면 너무 지쳐서 쉬고 싶고 자고 싶은데 잠도 안 오고... 참 난감하다.


주님, 하루 1시간만 꾸준히 운동하게 해 주세요.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잘 돌볼 수 있으니...


국가적 도움이 절실하다.

새로 애 낳을 사람들에게만 새로운 혜택을 주는데, 기존의 엄마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봐야 애도 낳고 싶지 않을까? 인생 선배로서 나는 적극 말릴 것 같다. 애 낳지 말고 둘이서 즐기고 행복하게 살다 행복하게 죽으라고... 나처럼 고생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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