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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Aug 21. 2024

깊이냐? 넓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는 배우는 걸 좋아한다.

뭐든 호기심이 생기면 경험을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아이들을 키울 때도 틈틈이 배움을 시도했고

아이들이 내 손을 덜 타기 시작하면서

나의 배움의 욕구는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올 기미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취득한 자격증도 수두룩이다.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자격증에 대한 소유욕은 버렸다.

내가 직업으로 하지 않을 것들에 대한 것은

자격증을 따지 않기로 했다.

자격증 취득에 있어서 조금 더 현명해졌다고 할까?


매일 매달 일정을 기록하다 보면 매달 꼭 새로운 것을

배운다거나 기존에 배우는 것을 이어서 배우는 것들이

꼭 하나씩 있다.

뭐든 시작하면 1년을 목표로 하기에

아무리 힘들고 지겹고 하기 싫어도 꼭 마무리는 짓고

1년을 유지한다는 건 나의 장점 아닌 장점이다.

깊이보다는 넓이로 살아간다고나 할까?


하나를 깊이 있게 배운다기보다

다양한 것들을 잠깐잠깐 배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깊이보다 넓이로 살아가다 보니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예전에 기타를 배울 때도 그랬다

나는 제대로 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

선배들이 치는 곳들이 다 멋있고 좋아서

곡들의 좋은 부분만 조금씩 치는 게 다다.

겉멋만 들고 멋지고 좋은 건 알아서

멋진 부분들만 연습해서 잘 치는 척 연기를 했던 것이다.

좋은 부분만 살짝살짝 보여줘도

보는 이들은 잘 치는 것처럼 보이게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나의 잔꽤는 지금도 여전하다.

하나를 배우면 남들보다 빨리 배우는 탓도 있고

빨리 습득하기도 해서

어느 정도 배우면 나도 잘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은 어느 순간 실력이 들통이 난다.


단발성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족함 투성이로 자리 잡는다.


나는 여전히 그 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는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시간은 부족 가고

틈새 시간을 쪼개서 뭐라도 배우고자 하는 나의 욕구는

끝이 없다

지금도 다이어리를 보면 내 일정을 다 알지 못할 정도로

빡빡하다.

겨우 힘들게 한 달을 끝내놓으면 더 빡빡한 한 달이 기다리는

뭐 그런 식이다.

돈 버는 것보다 배우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그래서 다음은 뭘 배우냐고?

다음 달부터는 옹기 만들기를 20회 동안 배우기로 했다.

흙으로 만드는 거는 자신 없고 좋아하지 않는데

도전해 보기로 한 것이다

내가 만든 그릇에 담아 먹는 음식은 또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하며 말이다


사실 옹기 만들기도 20회로 부족할지도 모른다.

뭐든 깊이로 가야 하는데 넓이로만 가고 있는

나의 배움의 욕구가 과연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얄팍하게라도 나는 도전하는 것이 즐겁다,


여러분은 뭐든 깊이 있게 배우나요?

아님 넓게 많이 배우나요?

과연 뭐가 옳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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