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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Mar 27. 2024

어떤 위로가 좋은 위로일까?


Q. 내가 누군가를 위로해 본 적은?

Q. 나는 어떻게 위로를 해 주었을까?

Q. 나는 어떤 위로가 좋을까?


위로....

나는 위로를 해주고 살았을까?

위로를 받고 살았을까?


어떻게 하는 위로가 가장 좋은 위로일까?


한 선생님이 자식을 잃은

친구의 장례식장을 갔다고 한다.

다 키운 자식을 잃은 친구에게 그 어떤 말도 해줄 수 없어 꼭 껴안고 울어 주었다고 한다.

또 남편을 잃은 친구의 장례식장에서도

어떤 말이 그녀에게 가장 위로가 될지 몰라

말을 못 하고 꼭 안고 함께 울어 주었다며

위로의 말을 전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얼마 전 친분이 있는 작가 선생님의 모친상에 간

기억이 떠올랐다.

함께 간 분들 중에 내가 나이가 제일 어리기도 하고 남편에 비해 장례식장도 많이 다녀 보지 않았던 나였다.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검은 옷을 입고 많이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선생님을 뵈니 마음 한편이 싸해짐을 느꼈다.



내가 직접 겪은 죽음은 외할머니, 친할머니, 시할머니의 장례식이 다였다.

20대에 부모님을 잃었던 친구의 장례식장에서는

내가 어떤 위로를 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철이 없던 터라 가기나 했는지 조차 가물가물하다.

할머니들의 장례식도 나는 그냥 장례식을 치르는

일꾼 정도였지 위로를 받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냥 슬펐을 뿐이었다.


경험이 없어서였을까 선생님께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몰랐다.

함께 간 다른 분들은 여러 말들로 위로를 전했다.

-많이 힘들었죠?

-좋은 데 가졌을 거예요

-문상객이 참 많네요 등등


선생님께서는 나를 보고 젊은 선생님을

이런 곳에 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되려 더 미안해하셨다.

나는 전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고

무어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어 슬픈 표정으로 대신했다.


위로... 꼭 해야 할까?

꼭 말로 해야 할까?


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한 선생님께서 위로를 잘하고 못하고는 없다고 한다.

위로의 방법을 모를 뿐이라고..

내가 느낀 위로가 위로가 아니었다면 상황의 차이일 뿐이라고..

위로를 받는 입장에서는 상처일 수도 있지만

위로의 말을 전한 사람은 분명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고민했을 위로의 말일 거라고...


나도 내가 위로의 말을 잘 못하는 이유가

나의 위로가 위로가 되지 않거나  

혹여나 더 기분이 나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 때문에 위로에 많이 서툴었던 게 아닐까


특히 아이들에게 하는 위로는 더..

아이들이 다쳐서 왔을 때 위로는커녕

- 까불더니 꼬시다

- 네가 그러니까 다치지?

라고 말했던 나를 되돌아본다.

과연 나는 아이에게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위로하는 말을 생각해 보았느냐고...


내가 정말 위로의 말을 전하지 못할 땐

표정으로 전하면 된다.

그리고 위로의 말도 심사숙고해서 마음을 담으면

받는 이도 알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위로에도 내 마음이 담겨 있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냥 무턱대고 내뱉는 위로가 아닌

진심이 담긴 나만의 위로의 말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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