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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r 28. 2024

귀한 분들을 위한 귀한 한식, 부산 광안리 귀희한식

부산 광안리에서 한식을 먹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넘쳐나는 음식점들 중에서 유일하게 한식이 귀하기 때문이다. 광안리에서의 약속, 그것도 한식집이라니. 귀한 분들과의 소중한 자리에 귀한 한식이라 좋다. 그것도 10년도 훌쩍 넘었다는 귀희한식에서 말이다.

사장님 이름을 본 따 만들었다는 귀희한식. 이곳은 인당 3만 원 한식 단일메뉴다. 계절에 따라 음식도 제각각이란다. 이름해 이모카세. 그야말로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 그대로다. 오랜 주택을 개조해 마치 본가에 들른 듯 정감이 가는 이곳은 프라이빗한 룸으로 된 공간이라 100% 예약제로 운영한다고.


양상추 가득 샐러드가 담겨 나온다. 무슨 드레싱인데 이렇게 상큼하지? 양은 또 이렇게 많이... 그야말로 딱 엄마가 담은 솜씨다. 유부초밥과 회무침, 새우호박조림, 생선탕수가 한가득 담겨 나온다. 제철 재료로 만들다 보니 그때그때 다른 요리라는데 술만 아니면 이거 싹 비워낼 거 같은 순간이다.

대망의 하이라이트! 보쌈이 나왔다. 보쌈 이것만 해도 가격 제법하겠는데 싶다. 잘 익은 수육과 겉절이의 조합이 금상첨화다. 예쁘게 조금조금 담기보다 그릇 가득 채워져 나오는 있는 그대로의 음식들. 그게 바로 귀희한식의 컨셉이다.


보쌈 이후에 나온 잡채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술이 되어 잡채도 한 입만 맛봤지만 그 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메인 요리들이 끝나면 미역국과 밥, 나물, 일미무침 등의 찬들로 식사가 차려지지만 이미 술이 많이 되어버린 우리는 현재 나온 음식들마저 남은 상태였다.

그때였다. 사장님이 자연스럽게 가지고 들어온 반찬통! 찬들과 남은 음식들을 예쁘게 하나씩 담기 시작했다. 수북이 쌓인 반찬통들. 이 음식들은 한 일행의 일용할 맛있는 양식이 되었다. 사장님의 친절은 기대하지 마시라. 그냥 퉁명스러운 부산 아주머니 그 잡채다.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맛있는 광안리 한식집 귀희한식. 어머니 손맛이 그리울 때 그때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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