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내게 알려 준 것.
어제까지만 해도 무계획이었는데
이번에도 즉흥 여행이다.
하루를 빈틈없이 계획하던 시절이 있었다.
계획에서 벗어나는 순간, 마음도 흐트러졌다.
삶은 조율할 수 있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됐다.
삶은 조율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흔들리는 것이라는 걸.
예상은 번번이 빗나가고,
원칙은 무력해졌다.
그제야 조금씩 배웠다.
모든 게 뜻대로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오히려, 뜻대로 하려는 마음이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걸.
내려놓자,
보이기 시작했다.
예고 없는 웃음,
기대하지 않은 기쁨,
생각지도 못한 예쁨.
아이의 눈에서,
나의 일상에서,
흘러가는 삶 속에서.
예상 밖에서,
인생은 자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