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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장 아빠 Aug 02. 2022

시험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그냥 틀려!!

시험점수를 목적으로 공부를 가르치면 안된다

예전에 온가족이 즐겨보던 1박 2일 '서울대 특집'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서울대 재학생과 멤버과 짝이 되어서 퀴즈를 푸는 미션이었는데, 공부잘하는 재학생들이 각각 1박2일 멤버들을 가르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를 활용했는데, 연상기억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무식하게 암기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그 중 한 학생은 객관식 문제의 답만 맞츨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며 빠르게 시험범위를 습득해 갔다. 나도 당시 시청을 하면서 저팀이 1등을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뿔사 문제는 주관식으로 변형되어 출제가 되었고 해당팀은 꼴지를 하고 말았다. 그렇다. 오늘의 이야기는 '시험점수'를 목표로 공부하면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공부의 목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시험점수'다. 시험 잘 보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왜냐하면 '좋은 대학'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숙명여고 사건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우리 사회의 한 예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능이 아니더라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자잘한 부정행위들은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짐작한다. 


학교다닐 때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암기에 자신이 없었던 나는 시험때마다 초치기를 했다. 시험시간 직전 쉬는 시간에 벼락같이 암기할 분량을 남겨놓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험 직전에 암기를 하고 문제지를 받으면 바로 주관식에 답을 적는 방식이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빛의 속도로 해당 지식을 잊어버린다. 점수는 조금 더 잘 받을 수 있었겠지만 지식은 남지 않는 것이다.


어느덧 어른이 되어 40대 중반이 되어 보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모르겠다. 시험 점수, 학점이라는 것이 인생에서 무슨 의미인가? 그 누가 내 학점을 궁금해 하나?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 그것밖에 없다. 오은영 박사님께서 말씀하셨다. 학교 다니면서 몇 점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밤을 새워서 노력했던 경험은 기억이 난다고. 우리는 그래서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는 시험을 보지 않아도 평생 멈출 수 없는 것 아닌가? 오늘도 대부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책을 보고 새로운 지식을 쌓아나간다. 누가 시켜서하는 것도, 시험을 잘 보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필요로 하고 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을 목표로만 공부한 사람은 그 관성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서 시험이 없으면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된다. 진짜 공부는 어른이 되어서 하는 거라고 하는데, 정작 해야될때는 안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가고 본격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면서 "공부는 네가 아는 것을 늘리기 위해서 하는거야~"라는 얘기를 자주 해준다. 그래서 문제집을 풀때에도 "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차라리 틀려. 그렇게 표시해두고 다시 확인해봐. 답만 맞췄다고 넘어가면 안되는거야. 시험은 네가 확실히 다 아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보는거야. 그러니 모르면 차라리 틀리고 확실하게 다시 공부하도록 해."라고 얘기한다. 심지어 학교에서  문제를 틀려와도 야단치지 않고 왜 틀렸는지 확인하고 아이가 확실히 알았는지를 확인한다.


남보다 시험을 잘 보는 것으로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기는 어렵다. 왠만하면 나보다 시험 잘보는 아이는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내 지식이 쌓여 나가는 즐거움을 알려준다면 훨씬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배우는 행위를 즐거워한다. 그것에 경쟁, 강요란 단어가 개입되면서 부터 공부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칠때에는 아이가 어제보다 오늘 더 알게된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그것을 칭찬해주자. "너 이거 또 틀렸어?"보다는 "오늘 이런 새로운 것을 배웠구나. 아빠한테 설명해줄래?"가 훨씬 효과적이다. 


내가 만약 어릴때부터 이런 식으로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 훨씬더 많은 지식들이 축적되어 있을 것 같다. 그 지식들은 어른인 나에게 실제 쓸모 있는 지식으로 활용될 수도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배우는 자세를  가지게 했을 것이다. 


오늘의 요약

공부는 지식을 쌓아나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시험은 내가 잘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만이 나의 것이고 그것이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에게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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