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내 맘대로 안되더라..
처음으로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은 모든 부모에게 잊지못할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그러나 그렇게 소중한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내 아이인데 왜 저럴까?'라는 생각에 울컥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부끄럽게도 나 정도의 인격과 가정적인 남자라면 당연히 좋은 아빠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깨달은 것은 아이는 결코 부모의 생각처럼 자라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나의 얼굴만 닮았을뿐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그래서 '아 이건 모르겠다. 공부를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읽은 책들은 나중에 정리해서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서천석 박사님'의 책들이 당시에는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을 보면서 아이가 '왜' 그러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일단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결정했다면 첫번째 해야할 일은 나의 '교육철학'을 정립하는 것이다. 나도그랬지만 많은 부모들이 '그냥' 아이를 교육한다.
"선생님, 저희 아이 그림을 너무 못그려서 그림 그리는 것 좀 가르쳐주세요.",
"어머님, 왜 그림을 잘 그려야 하나요?",
"..........................."
아마도 너무 당연해서 생각조차 안해본 질문일거다. 그런데 아이가 하기 싫은 그림을 억지로 시켜야 할까? 하기 싫은걸 억지로 시키는 엄마와의 관계는? 아이의 자신감은? 누구보다 소중한 내 아이를 교육하면서 '그냥'이란 것은 없다.
그러니 잠깐만 시간을 내서 '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관'이 뭔지 '우선순위'를 생각해보자.
나의 예를 들어보겠다. (이것은 나의 사례일뿐, 사람마다 가정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다를 수 있다.)
1.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이다.
2.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부모와의 좋은 관계가 필수다.
3. 주도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가르친다.
대략 위의 세가지가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되는 교육의 '우선순위'라고 하겠다. 이러한 우선순위가 명확하면 아이를 교육하면서 애매한 상황이 되었을때 판단의 기준이 되어준다.
예를들어 부모들은 흔히 아이를 키우면서 목표를 "우리 아이는 아이비리그를 보내서 글로벌 인재로 만들고 싶어"라고 막연히 생각할 수 있다. 혹은 조금은 현실적으로 SKY를 보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목표뒤에 숨은 전제는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건강하지 않고서는 저런 목표들은 모두 무의미하다.
첫째는 만5세 시기에 표준성장도표 기준으로 키는 25%, 체중은 5%에 불과했다. 또한, 언어 발달도 또래대비 느리고 불안도 있어 엄마와의 분리불안도 있었고 한가지에 집착하는 경향도 있었다. 일단,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영유보내고 한글 가르칠 생각은 들지도 않았다.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부모에게도 너무나 힘든 일이다. 첫아이 초등학교 입학후 담임선생님과의 첫 상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고 멈추지 않아서 당황했다. 자식을 위해 누구보다 강한 부모이지만 동시에 가지고 있는 눈물 버튼...
자 그래서, 아이가 지금은 감사하게 건강하더라도 항상 기억하자..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이다. 그래야 부모도 건강할 수 있다.
키도 작고 특히, 몸무게가 심각하게 적게 나갔던 우리 큰 애는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기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쭉쭉 성장해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현재기준 키는 75%, 몸무게는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2학년때에는 매년 거의 10cm씩 키가 성장했었다. (내가 아이들의 몸의 건강을 위해서 하고있는 방법들은 다음에 구체적으로 다시 소개하겠다.)
두 번째 우선순위는 마음이 건강한 것이고,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체벌은 절대 안되고 감정적으로 화내는 것도 안된다. 그래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려주어야 하니 '훈육'은 필요하고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훈육의 방법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부모야 아이를 위해서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체벌도 하고 화도 내는 것이겠지만, 관계가 망가지면 아무런 훈육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이 되면서 부모와 급격히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한다.
마지막으로 난 우리 아이들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주도적으로 그것을 성취해나가길 바란다. 부모가 사회가 하라는 것을 이유도 모른채 꾸역꾸역 소화해내는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물려주고 싶진 않았다.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는 세상도 아닌데, 교육은 크게 변한게 없다. 특히, 당당하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예전 회사 선배와 술자리에서 그 선배가 자기 아이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요즘 광고회사에서는 명문대 졸업생보다도 SNS 인플루언서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 세상이 바라는 인재는 이미 바뀌었는데, 우리는 아직도 과거의 교육에 머물러 있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