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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장 아빠 Apr 01. 2022

아빠가 애를보니 1년만에 키가 10센치가 자랐다

키크기 비법 총정리


"아버님, 아이가 지금 '칼'을 만들고 있는데 왜 칼을 만드는지 혹시 아시나요?"


첫째를 남아전문 미술학원에 보내면서 성향파악 수업이란 것을 받았다. 이때 아이의 수업을 진행하신 선생님께서 나에게 물어보셨던 질문이다. 그래서 내가 누구인가 육휴까지한 가정적인 아빠인데.. 당연히 알지.. 


"아! 네~ 아이가 지금 한창 몬카트라는 만화를 좋아하거든요. 아마 거기 나오는 주인공 로봇의 칼인 '몬소드'를 만드는 것 같네요~"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내가 어찌 아이가 좋아하는 것도 모르겠는가.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그 칼을 만드는 것은 맞으나, 아이에게 한번 더 그러면 '왜' 칼이 좋은지 물어보셨다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제가 작으니까 유치원에서 친구들한테 밀려서요. 강해지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순간 무언가에 맞은 거 같기도 하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것을 느꼈다.


2017년 7살, 4살 형제


큰 아이는 7살때까지는 키가 또래보다 머리하나가 작을 정도였고 몸무게도 저체중이었다. 몸무게가 표준성장도표 3% 내외일 정도일 정도로 작고 말랐었다. 사실 육아휴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건강상태이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아이는 누구보다 스스로 강해지고 싶었고, 그런 아이의 마음을 정작 아빠는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다행히 아이의 마음을 알게되자 아이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누구보다 스스로 키도 크고 싶고 강해지고 싶다. 다만 그런 방법을 모르고 그것을 꾸준히 유지할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그러니 아이에게 동기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제부터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아이에게 키가크거나 튼튼해지겠다는 동기가 부여가 되지 않았다면, 아빠가 해야 한다고 하는 모든 것들이 '강요'밖에 되지 않는다. 


아빠도 정확한 방법은 모르겠으니 언제나 그렇듯 첫 단계는 정보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정보를 탐색한 결과 '아이의 키크는 방법'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1. 잘 먹는다

2. 잘 잔다

3. 운동을 한다 


맞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와 똑같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빠지는 거 누가 몰라? 결국 실천의 문제이지만, 이건 나만 하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따라줘야 하는 것이니 결코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선은 아이들에게 너희가 키가 크고 강해지고 싶다면 아빠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반복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하도 많이 이야기해서 아빠가 "튼튼이들~ 키가 크러면 어떻게 해야한다고?"라고 물으면 "잘먹고, 잘자고, 운동 열심히 하기"라고 외워서 대답할 정도가 되었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각각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1. 잘 먹기.. 

아 이건 안먹는 아이를 둔 부모는 알 것이다. 그냥 안먹는다.. 너무 안먹는다.. 

뭘 먹어야 살도찌고 키도 클텐데.. 안먹는 애들은 정말 안먹는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식사를 한시간씩 하곤 한다.. 안먹는건 타고나는 거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것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밥을 잘 못먹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의외로 감각이 예민해서이다. 즉, 목에 삼키는 감각이 예민해서 이것을 못 삼킬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삼키다가 헛구역질을 자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음식을 입에 오래 씹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솔루션은 의외로 간단하다. 최대한 씹기 편한 음식을 준비하자. 우리 큰애가 지금도 가장 좋아하고 많이 먹는 음식은 고칼로리에 삼키기 쉬운 '햄버거'다. 또한, 나는 아이들에게 우유를 많이 먹인다. 우유는 마시면 되니까. 만약, 조금 질긴 고기반찬 같은 것을 준다면 가위로 최대한 작게 잘라서 준다. 


다음 방법은 식사 시간을 정해놓고, 시계를 식탁에 가져다 놓는 것이다. 먹는 것에 전혀 즐거움을 못 느끼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식사 규칙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은 밥먹는게 재미가 없으니 자꾸 딴 짓을 하면서 먹는 것에 집중을 못한다. 그래서 언제까지 먹어야 한다고 목표를 주고, 시계를 보면서 집중하도록 지도한다. 우리집은 그 바쁜 아침시간에도 넉넉하게 한 시간을 식사 시간으로 잡아놨다. 그래야 아이가 천천히 먹어도 화가 안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아침을 꼭 먹이고 최대한 많이 먹는다. 잘 안먹는 아이들 특성상 학교나 기관에서 급식을 하게 되면 많이 안먹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아이가 그나마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그거라도 자주 먹이는 거다. 우리 큰애는 햄버거, 작은애는 라면, 짜장면 같은 면류.. 그것만 먹이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식사하고 과일도 먹이고 우유도 먹고 한다면 아이 건강에 그다지 문제 될 것이 없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실컷 먹이자.. 그거라도 좋아하니 다행 아닌가..


햄버거라도 잘먹어서 어찌나 고마운지




2. 잘 자기...

아이들이 잘 먹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사실 잘 자기이다. 주변이나 학원의 아이들을 보면 많은 아이들의 취침시간이 매우 늦다는 점에 놀란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퇴근 시간이 늦어서인 것 같다. 7~8시에 들어와서 아이들과 저녁먹고 이런 저런 놀이도 하다보면 금방 10시다. 상담해보면 밤 11~12시가 되어서 잠이드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초등하교 입학전까지는 9~10시간 정도는 자주는 것이 좋다. 또한 밤 9시~12시 사이 숙면상태에서 성장호르몬도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잠을 못자서 피곤한 아이들은 쉽게 지치고 짜증을 잘 낸다. 예민한 상태가 되는 것인데, 아이들은 이게 내가 잠을 못자서 그렇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부모는 아이가 짜증을 잘낸다는 '인성'의 문제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9시에는 꼭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런데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엄마의 야근이었다. 엄마가 아무래도 9시 이후 늦게 귀가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아이들이 엄마의 얼굴을 보고 잠들지 못하면 울기도 하고 쉽게 잠이 들지 못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굳게 마음을 먹고.. 불을 다 끄고 아이가 울더라도 단호하게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규칙으로 만들었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가장 힘들고 아이가 울기 때문에 많이들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울고 있는 아이가 측은한 마음은 무엇이 정말 아이를 위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고 다잡자.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이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아이들에게 정해진 시간의 취침과 기상이 일상화가 되고나면 그 이후에는 자동으로 돌아가게된다. 


정해진 시간에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야 밤에 일찍 자게 된다. 그리고 아침 시간은 가족이 가장 바쁠 시간대이다. 일찍 일어나서 넉넉하게 시간의 여유를 두고 출근준비/등교 준비를 한다면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야하는 상황이 하나 줄어드는 것이다.


우리집 기준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까지는 '9시반~7시반'이 취침시간이었고 지금도 10시에는 취침을 하고 아침에는 7시에 기상을 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아침에 아이가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거나 만화를 틀어서 스스로 일어나도록 유도하곤 했다. (아이가 일어나면 만화의 오프닝만 조금 보여주고 껐다.) 



3. 운동 열심히 하기...

사실 규칙적인 운동은 꼭 키때문이 아니라도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중요한 습관이다. 특히, 아이들의 학년이 올라가면서 몸을 쓰는 활동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집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간단하게 운동하는 것을 규칙으로 정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와 함께 즐거운 운동


아이들이 유치원~초2 정도까지는 재미요소를 섞어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가령, 거실에 있는 매트에서 멀리뛰기 시합을 하고 기록도 측정하며 신기록을 달성하면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집안에서 왕복 달리기 시합을 하거나, 노끈을 조금씩 올리면서 높이뛰기 시합을 하는 식이었다. 이때 형제간의 경쟁심으로 의도와 달리 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에, 형제간의 발달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비난하거나 놀리지 않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네가 형이니까 지금 동생보다 더 잘하는게 당연한거야. 동생은 지금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이니 놀리면 안되. 너희는 나이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게 중요하지 않은거야." 그래서 형제간의 비교가 아닌 어제의 나와의 비교를 하는 식으로 동기부여하는 것이 낫다. "우와~ 멀리뛰기 신기록이야~ 어제보다 이만큼 더 뛰었어~!"


그리고 키크기 위한 운동들을 찾아보니 대표적인 것이 점프와 턱걸이었다. 그래서 트램폴린과 턱걸이를 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구매해서 아침마다 운동을 시키고 있다. 초5/초2가 된 지금 운동 루틴은 팔굽혀펴기 20개, 윗몸일으키기 20~30개, 턱걸이 12개, 그리고 트램폴린 뛰기이다. (팔굽혀펴기는 무릎을 바닥에 대고, 턱걸이는 아빠가 보조를 해준다.) 이렇게 대략 15분~20분 정도 소요가 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태권도를 매일 꾸준히 다니고 있다. 현재 형이 3급, 동생이 1급이다. 형제가 함께 다니다 보니 즐겁게 포기하지 않고 다니는 것 같다. 특히 큰 아이는 경쟁심이 강하고 좋아하는 것을 반복해서 습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열심히하면 무언가 레벨이 올라가는 활동들이 적성에 맞는다. 그래서 태권도와 피아노를 지금까지도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 꼭 태권도를 보내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성향에 맞는 활동을 찾아주자. 주짓수, 축구, 무용, 댄스 등 우리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좋아할만한 것을 경험하게 해주자.






자 이렇게 방법까지 정하였으면 이제 해야할 것은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우선은 아이들에게 이제부터 너희가 키가 크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세가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리고 지속이 가장 어려운 것이니만큼 이 지속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 첫번째가 매달 1일은 아이들의 키와 몸무게를 기록하는 날로 정했다. 여느집에나 있는 아이 키를 측정하는 벽면이 있으면 지난달 대비 키가 얼만큼 컸는지 같이 보면서, 이번달에는 더 열심히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들게 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키는 항상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재는 것으로 시간도 동일한 시간대로 한다. 참고로 키는 아침이 가장 크다. 실제로 밤에 키를 측정하면 아침보다 1~2cm정도 작아진다. 그러니 매달 1일 아침기상 직후를 키재는 날로 정한다. 


그리고 이 기록을 휴대폰 어플을 사용해서 기록한다. 아이의 성장기록 어플 중에서 아이의 키가 표준성장도표상 어디쯤인지 보여주는 것들이 있다. 22년 4월 1일 오늘 아침 측정한 아들들의 기록은 큰애가 상위 77%, 작은애가 90% 정도로 큰 편으로 나온다. 아이들 생일이 10월, 11월이고 표준도표가 2007년 기준이라 그런지 실제 학교에서 아이들이 큰 느낌은 아니지만, 표를 통해서 아이의 성장율이 괜찮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기 보다는 지금 성장속도가 평균대비 느린지, 빠른지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 결과 키 번호로 초등학교 1학년 때에는 압도적인 1번이었던 큰아이가, 5학년이 된 지금에는 3번이 되었다고 한다. 3번도 작은 편이지만 지금도 꾸준히 잘 커주고 있어서 이제는 키나 체격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어졌다.


그 외에도 재밌는 요소들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하나, 둘, 셋", "튼튼!!" 같은 구호를 정해서 함께 화이팅하기도 하고, 내가 오롯이 아이들만 보았던 육휴 초기에는 학원 등은 보내지 않고 아이들과 같이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터를 가서 몸을 쓰면서 노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기도 했다. 


나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학습적으로 욕심이 생기곤 할때면 "그래,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이 튼튼한거지~"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지 않은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만 성장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5년째 거르지 않고 오늘 아침에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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