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인 카페 창업가의 이야기 #5
지역 인천 연수구 송도과학로 16번길 13-18, 109호
전화번호 070-4798-0225
초기비용 100,000,000원
스타일 화이트, 모던
휴무일 연중 무휴
주차여부 가능
키즈 가능
애견동반 가능
시그니처 메뉴 Poke latte, 흑임자 아이스크림, 흑임자 크림 라떼
Pok'e (포크)
많은 분이 저희 로고 e 위에 있는 점을 보시고 포케라고 생각하시는데, "옆 사람을 콕 찍어 가르킬 만한 공간"이라는 뜻으로 점을 찍은 거에요.
저희는 네이밍답게 공간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작은 평수에 스몰 카페여도 고객들에게 예쁘게 보여지는 공간, 오고싶은 카페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인테리어를 하는데 2달 가까이 소요가 되었어요.
작은 평수이니 할 수 있는건 적었지만 모던하면서도 심플, 미니멀리즘, 오래 갈 수 있는 포인트들을 두었죠. 커피를 파는 카페인데 커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니 의아해하실 수 있는데 메뉴 구상 자체는 오래전에 끝냈습니다. 기본적인 메뉴에 운영하면서 추가 하려고 애초에 기획했어요. 설거지부터 시작해 머신을 잡는데 1년이 걸렸고 프랜차이즈 점장, SV, 스폐셜티카페, 호주에서의 카페 매니저 등 8년 넘게 경험이 있어 어렵게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포크가 이제 오픈하고 3년차인데 초심부터 지금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은 3가지에요.
좋은 원재료, 좋은(트렌디한) 공간, 트렌디한 음료.이 3가지를 지키는게 쉬우면서도 어렵거든요.
더 들어가서 저희 매장을 표현하자면, "원자재 가격에 신경을 안 쓰고 할 수 있는 한 제일 좋은 재료를 내어드리자"가 첫 번재 원칙, 두 번째가 3년 내에 3번이나 테이블과 의자, 소품, 조명을 바꿀만큼 인테리어에 뒤쳐지지 않는것, 세 번째는 음료까지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트렌디함을 유지한다는 거에요.
정말 마진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변에서 바보 같다고 많이들 하시는데 저는 비싸더래도 좋은 원재료를 쓰면 고객분들도 알아주시고 그게 분명 다시 재방문할 요소가 된다고 믿어요. 또 저희 가족 조카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드셔도 되는 좋은 재료로 선보이고 싶거든요. 내 가족에게도 자신있게 선보여야 맞다고 믿어요.
제가 커피를 처음 시작하였을 07년에는 스폐셜티 커피라는 문화가 정말 드물었어요 서울까지 나가야했죠. 당시에 스타벅스, 국내 브랜드로는 카페베네가 프랜차이즈에서 독보적이었던걸로 기억해요. 그러다 보니 아메리카노라는 음료가 쓰고 탄 맛이 나는 커피로 인식되었죠. 그러다 호주를 넘어갔는데 약간 충격적이었어요.
10중에 9개의 카페들은 커피 자체가 다 맛있었어요. 호주가 스타벅스가 망한 유일한 나라라고 하는게 맞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카페들이 원두 퀄리티 자체가 상당히 상향 평준화 되어있었고 바리스타, 로스터, 브루어, 일하는 직원들도 자기 직업에 만족도가 컸구요. 호주에서 두 매장을 오가며 카페 매니저로 일하다 보니 한국에서도 많은 카페들이 좋은 원두를 쓰고 좋은 재료를 써서 맛있는 커피를 더 소비하는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향평준화가 많이 되었고 대단하신분들이 너무 많아요 특히나 기억에 남는건 제가 처음 호주로 넘어가 영어도 못하고 쩔쩔매던 시절에 오시던 손님들이 한국에 갈때쯤 잘가라고 그동안 고맙다고 얘기해줄만큼 고객들과 소통이 잘되었고 그런 커피문화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한국에 가서 언젠가 그런 매장을 오픈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늘 품고 있었어요. 그러다 한국에 돌아와서 안 해본 요식업이 없었습니다. 장어, 소고기, 삼겹살, 도시락부터 여러가지를 해왔는데, 사람들을 잘못 만나 사기를 당하고 또 당해서 무너졌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러다 마지막으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늘 생각해왔던 것, 그게 바로 카페였던거 같아요.
저는 제가 제일 잘 할 수있는걸 하지 않고 잘 못 하는 걸 하고, 또 반복해서 사람을 믿고 좋아했기에 그런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모든 예비 창업자분들이 직장 그만두고 카페나 차려야지 이런 안일한 생각은 안하시길 바래요.
대부분이 다른 요식업보다 카페를 쉽게 생각하세요, 주위 보면 대박나는 사람도 많아 보이고 요리보다는 커피가 쉬울 것 같고 디저트도 쉬울 것 같으니깐요. 의외로 섬세하고 변수도 크고 반복적이고 노동적인 일이거든요. 특히 노력에 비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인거 같아요.
꿈을 꾸자면 5년 후에는 포크를 좀 더 브랜딩화 시켜 직영점을 몇 군데 두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많이 생각해왔고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지금 포크 매장에는 싱글 보일러 모델 훼마E98과 그라인더인 슈퍼카이마노를 선택했는데, 오랫동안 커피 생활을 하며 이런 엔트리급 머신을 써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최소한의 백플러싱되는 모델이나 더블 보일러 모델 또는 하이엔드머신을 선택해야된다라는 생각에 갇혀있었어요. 그래서 "스페셜티 등급의 블렌딩 원두나 싱글 오리진을 쓰면서 저렴한 모델로 해도 원하는 맛이 나올까? 고객들이 좋은 원두를 쓴다고 생각 할까?"라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하고 이런 설비로 창업한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카페에서 커피 맛을 잡아줄 머신과 그라인더에 돈을 못 쓴다는 자체가 자존심이 하락했다고 할까요, 모든 비용의 대부분을 인테리어에 투자하였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지출로 인해 예산이 부족했어요. 대신 추출시에 아카이아를 이용하여 그람수를 항상 잰다던지 템퍼나 디스트리터뷰, 바스켓이나 파츠들을 저희 원두 특성에 맞게끔 조금씩 바꿔 더 나아지기위해 계속 신경쓰고 있죠.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기본으로도 어느정도는 할 수 있다라는걸 보여주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희가 설비 투자한거에 비해선 가성비 좋은 카페이거든요. 이게 정말 예비 창업가 분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에 하나 일 거 같아요.
예산이 부족한 예비 창업가 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머신과 그라인더가 좋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 머신들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거나 본인의 테크니션이 뛰어나지 않는다면 기본 설비만으로도 좋은 원두를 쓰면 맛은 생각보다 잘 나올 수 있다는 걸 아셨으면 해요. 누구나 카페 창업가라면 하이엔드 머신을 꿈꾸겠지만요.
여러 인테리어 디렉터분들을 찾고 미팅해보고 수많은 시간을 거쳐 저희 포크를 디렉팅해주시는 분을 만났고 인테리어 과정에서 서로 계속 의견을 취합해서 지금이 포크가 탄생하였습니다. 지금도 계속적으로 전국 카페를 돌고 인테리어 잡지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내가 하면 잘할 거야!"라는 자신감보단 "내가 해도 꾸준히 잘할까?"라는 조심성으로 카페 창업에 임하셨으면 해요. 정말 끝없는 경쟁과 반복과 기다림의 업이거든요. 1년이라도 경험을 쌓으면서 나만의 카페를 꿈꾸는것도 좋을거같고요. 그리고 SNS 활용과 내 매장만의 특색을 갖춘 차별성도 두는게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너무 시그니처에 목매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신 커피공부를 꾸준히 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 생각해요. 저도 계속 공부하거든요. 기본이 튼실하면 오래갈거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