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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주연 Dec 19. 2021

Prologue . 5년 뒤 나에게 쓰는 편지

헬스장에서 40kg 바벨을 어깨에 얹고 백스쿼트를  때면 생각한다.

‘미래의 나야 고마워해라 진짜’



허벅지는 이미 터질 것 같고 마스크는 거친 호흡으로 얼굴에 달라붙지만,

다음 주엔 이 무게가 좀 더 편해질 것이고 내가 원하는 몸에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요즘의 나는 10년 뒤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근육을 만들어놔야지,
시간이 있을 때 언어 공부와 컴퓨터 공부를 좀 해둬야지,
영어 점수도 만들어두고 비즈니스 영어도 들어둬야지.


미래의 나를 위해 저축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


내가 믿은 건 오로지 나의 열정이었고
뒤돌아보니 점들이 연결되어 꿈꾸던 일을 하고 있었다.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양주연



이 문장을 당당하게 쓴 건 다름 아닌 바로 나.

현재에 충실하면 어떻게든 다 연결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미래를 대비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가끔 태평양 한가운데에 떠있는 것처럼 막막할 때가 찾아온다.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

 그러면 곧바로 마음 속에서 찾아오는 의문. 미래의 내가 이걸 정말 필요로 할까? 시간낭비는 아닐까? 이거 정말 필요해? 36살의 주연은 지금 뭘 하라고 얘기할 것 같아?


그래서 나에게 편지를 자주 쓰기로 했다. 내 고민에 대한 답장은 5년 후에야 내가 한 선택과 경험으로 받을 수 있겠지. 답은 분명 내 안에 있다.


현재에 서서 '후일'을 생각하는 사람일라면,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을 미래로 부치고 싶어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는 아는 거예요, 지금이 단 한 번 뿐이라는 걸. 같은 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그러니 기억하고 싶다면, 이 순간을 적어서 미래로 부쳐두어야 한다는 걸.


-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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