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번째 회사를 퇴사했다.
첫 회사를 나올 땐 거의 2년을 채웠고, 처음 해보는 퇴사였고, 오랜 시간 고민하고 나온 터라 후련한 마음이 컸다. 앞으로 나는 얼마나 더 성장할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두 번째 퇴사는 불안한 마음이 크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한 것은 아니지만 다니면서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배울 게 없으면 당장 옮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고여있고 싶지 않다. 회사를 다닐 날이 앞으로 더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차에 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회사가 배울 점이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를 보고 싶다면 회사의 규모보다는 내가 일하고 있는 조직에서 나와 같은 파트의 선배를 보면 알 수 있다. 10년, 당장 5년 뒤에 저런 모습일 때 만족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내가 몇 년 후에도 저렇게 된다고?' 싶다면 빨리 도망갈 준비를 하게 된다. 하루하루 회사에서 별 일 없이 넘어가고 조용히 오래 다니고 싶다면 이런 기준도 별 상관없겠지만 나에게는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퇴사도 빠르게 결정하게 됐다. 도태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나오는 게 맞다 싶어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래도 취업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만큼 옮길 데가 정해지면 조용히 나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퇴사를 하게 됐다. 집에 있으면서 내가 선택한 결정이 맞는지 계속 의심했다. 요즘 같은 때엔 붙어있으면서 옮길 준비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지만 길게 생각하면 이직 준비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으니 맞는 결정이라고 합리화하려고 한다. 회사를 그만뒀으니 그만큼 더 절박하게 구직을 할 수 있겠지.
다음 회사에서는 적어도 2-3년은 끈덕지게 다녀보고 싶다. mz세대여서 쉽게 쉽게 퇴사결정을 내린다는 주변 시선이 의식되기도 한다. 그래도 나의 기준과 선택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싶다. 남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게 아니니까 선택도 내가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지는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싶다. 불안하다면 그 불안함을 온전히 겪으면서 구직의 원동력으로 삼고 싶다.
앞으로 나는 몇 개의 회사를 다니게 될까. 회사를 옮기면서 나만의 기준이 점점 늘어나고 그만큼 타협하게 되는 것들도 늘어가겠지. 그럼에도 배움과 성장 가능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사회 초년생 때의 기준과 초심은 늘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