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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기주 Jun 23. 2022

쟤네는 뭐 하는 팀이야?

내일의 콘텐츠를 만듭니다

 여기는 무슨 팀이야?


올해 1월 마케팅팀에서 뉴미디어 팀으로 이동이 있었다. 인원은 팀장님과 나, 다른 팀원까지 딱 세 명이었다. 다른 팀들에 비해 구성이 단출했다. 올드미디어인 책을 파는 출판사에서 생뚱맞게 새로 생긴 뉴미디어 팀에 배정받았다. 회사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여기는 마케팅 1팀, 여기는 마케팅 2팀, 그리고 여기는…. 여기는 무슨 팀이야? 라면서 한 번씩 꼭 물어보고 갔다. 과장해서 하는 말 같지만 진짜다.      


그래서 깃발을 만들었다. 우리 회사 슬로건인 ‘내일의 콘텐츠를 만듭니다’와 팀 이름 뉴미디어를 크게 박은 깃발이었다. 친한 팀원과 나 둘의 사비를 써서 깃발을 제작하고 우리 팀 파티션에 꽂아뒀다. 대각선에 앉은 팀장님 얼굴을 가릴 수 있어서 여러 의미로 존재감 있는 깃발이었다. 깃발을 꽂아둔 다음부터는 우리 팀이 무슨 팀이냐는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뭐 하는 팀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증명해야 했다.      


도서 마케팅팀에선 직접적인 도서 판매를 위해 영상을 만들어주는 팀인 줄 알고 여러 가지 요청을 해왔다. 사실 뉴미디어 팀은 도서 홍보를 위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한다기보다 출판사 자체를 알리는 데 힘을 쏟는 브랜딩팀이다. 당장 매출이 중요한 마케팅팀과는 조금 다른 일을 한다. 그래서 같은 회사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래서 무슨 팀인지 보여줘야 했다. 존재 가치와 필요를 알리는 결과를 내야 했다.      


유튜브 채널을 새로 개설했다.


요즘 출판사라면 유튜브 채널 하나씩은 갖고 있다. 출판사 마케팅팀에 사람을 뽑을 때도 영상 기획과 제작이 되는 사람을 우대조건으로 내세운다. 그만큼 이젠 유튜브가 플러스 요인이 아니라 유튜브를 하지 않는 것이 마이너스가 되는 시장이다.


사실 우리 출판사도 원래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지만 출판사라는 기업 특성상 구독자와 조회 수가 다른 채널과 비교할 수 없이 낮다. 나 같아도 굳이 출판사 유튜브를 찾아보지 않는다. 유튜브는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 재미와 출판사 홍보 두 가지를 다 잡기 위해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채널을 개설했다.     


인스타그램 무드 좀 맞춥시다.


우리 출판사는 한 명이 인스타그램을 관리하지 않는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여러 명이 올리다 보니 무드가 통일될 리가 있나!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 우리 출판사 인스타그램은 책 광고판이다. 신간 알림과 이벤트 콘텐츠만 열심히 올라간다. 독자는 새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6만 명이지만 도달해 반응하는 수는 200이 채 되지 않는다. 팔로워 대비 낮은 반응이다.


뉴미디어 팀은 어떤 콘텐츠를 올려야 독자들이 반응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서 각각을 홍보하지 않고 출판사를 알리고 독자들이 좀 더 머무를 수 있게끔 하는 콘텐츠가 필요했다. 계정을 봤을 때 통일됐고 재밌어서 보게 될 수 있게 인스타그램을 꾸며야 한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리 인스타그램 무드 좀 맞춥시다!      



뉴미디어 팀이 당장 뚝딱해낼 수는 없다. 우리도 개설한 SNS 어떤 콘텐츠로 채워야 독자들에게 출판사를 알리고 결국엔 도서 판매로까지 이어질  있는지 고민하고 고군분투 중이다. 우리 팀이  하는 팀이냐고 묻는 회사 사람들과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내일의 콘텐츠를 만듭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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