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이었어. ‘봄’ 하면,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걸 생각하게 되지? 인도를 걷고 있는데, 보도블럭 사이로 돋아난 새싹이 눈에 띄는거야. 사람들이 늘 밟고 다녀서 단단하게 다져져 있을 흙 사이를 어떻게 뚫고 나온 건지 너무나 기특하고 신기했어. 새싹이 이렇게 살기 힘든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려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지.
새싹의 생명력을 보면서 김주환 교수님이 말씀하신 ‘회복탄력성’이 떠올랐어. 어려운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조절하고 관계를 통해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 말이야..
김주환 교수님에 따르면 회복탄력성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단다. 자기조절력과 대인관계능력이야. 자기조절력이란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 생각을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야.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주지. 윤아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엄마가 바닥에 윤아를 눕힐 때마다 윤아가 스스로 머리를 바닥에 살살 내리더라구... 머리를 보호하려고 그랬는지 본능적으로 자기조절력을 보여줬던 것 같아.
두번째는 대인관계 능력이야.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하고 협력하는 능력이지. 이를 통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갈등을 해결할 수 있어. 난생 처음으로 윤아의 머리를 감길 때였어. 머리를 처음 감는 거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을텐데, 도리도리하며 좌우로 머리를 돌려주었지. 마치 엄마가 머리를 잘 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말이야. 그걸 보고 윤아가 얼마나 상대를 배려하고 상황에 잘 적응하는지 알 수 있었어.
엄마는 윤아가 이미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다고 믿어. 그래서 어떤 어려움이든 잘 극복할 거라고 생각해. 윤아가 새싹처럼 꿋꿋하게 스스로를 지키고 성장하며 주변 사람들과도 서로 도우면서 건강한 관계를 이어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