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수필
95세 아버지와 71세 아들인 나 사이 대화는, 때때로 시간이 빚어낸 틈을
조심스럽게 건너는 다리 같다.그 다리 위에서 나는 아버지의 오래된 인생사
를 하나 꺼내어 적어본다.
내 애마(차)는 20년이 넘은 갤로퍼다.시골 일을 위해 쓰는 낡은 짐차로,사람
은 2사람 밖에 탈 수 없고, 나머지 자리는 온통 농기구, 삽, 괭이, 바구니 뿐
이다. 주로 논두렁, 밭고랑, 자갈길을 달리고 장날이면 시장 길목을 오간다.
그날도 아버지와 함께 시골길을 달리고 있었다. 시속 50킬로, 집까지는 30분
쯤 남은 거리.아버지가 느닷없이 입을 여셨다.
“아비야… 서울에, 그… 거시기…
그 할마시, 아직 살아 있을까?”
“글쎄요, 아마 돌아가셨겠죠.”
“그지… 죽었겠지….”
아버지는 담배 연기를 후- 내뿜으시며 돋보기 안경을 올렸다 내렸다 하셨다.
낡은 차 안은 어느새 묵직한 담배 연기 로 자욱해졌다.나는 차창을 열 수
없었다. 찬바람을 들이마시면 천식이 재발할까 봐. 입을 꾹 다문 채, 아버지
의 넋두리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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