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산책: 수필
살다 보면 아무 이유 없이 하루가 흔들릴 때가 있다. 예기치 않은 일 하나가
마음의 중심을 건드리고, 그 여파로 하루 전체가 기울어버리는 날이다.
그런 날에는 괜히 말수가 줄어들고, 아무 일도 아닌 일에 마음이 상한다.
사람은 그럴 때 본능처럼 서두른다.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조급함이 먼저
앞선다. 어제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오늘을 버텨야 한다는 마음이 오히려
나를 더 흔든다.
그러나 나는 그런 순간일수록 잠시 멈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앞으로
가기 위해서라기보다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다. 발걸음을 멈추고, 무엇
보다 마음부터 잠시 내려놓는 일. 세상은 늘 서두르라고 말하지만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걷다 보면 사람은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놓쳐
버린다. 그래서 나는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하루의 한가운데에
세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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