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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운더 심리학자 Jul 11. 2022

자폐스펙트럼 드라마를 보고

나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친다. 임상심리 전공은 아니지만 심리학 개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심리학 지식도 익히고 가르쳐야 한다. 정신병리에 대해서 학생들은 무척 관심이 많기 때문에 청년들이 알아두면 좋을 정신병리들을 가르치는데 보통 조현병이라 불리는 정신분열증, 우울증, 공황장애, 성격장애 등 주제에 맞게 여러가지를 함께 공부한다.


정신병리가 나에게는 보통 사람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자폐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서는 내안에 나도 모르는 편견 또는 두려움이 있었는지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최근에 티비 채널을 넘기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아 발달장애인가보다 하며 넘기면서도 그렇게 관심이 간다거나 더 솔직히 말하면 더 빨리 넘겨 버렸던거 같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좀더 면밀히 자기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랬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한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법적인 지식을 줄줄줄 말하는 그녀가 이상하면서도 멋져 보여서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3화 중간 이후부터 열심히 시청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4화까지 보고 다시 1화부터 정주행, 1화와 4화는 몇번 더 반복해서 보았다. ㅋㅋ 왜냐면 그녀가 사랑스러워서) 그것을 보면서 이상한 감정과 생각이 들었다. 과장되고 어색하다 생각한 그녀의 모습이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냥 당연하게 느껴지고 그냥 그모습 그대로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 것이다.



아마도 내가 조금은 이상했던 부분은 제대로 자폐인을 고증하지 않고 억지스럽게 그리지는 않았을까 심리학자로 우려가 들었던 부분도 있고 내가 자폐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아 무엇이 맞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ㅋㅋㅋ  조금은 복잡한 마음이 바로 받아들이게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난 그 드라마의 그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무언가 내 안에 있던 편견도 조금은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지난번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우리가 고정관념을 가진 집단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토론을 함께 나눈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 수업에서 우리는 어떤 집단이라도 그것에 대해 대부분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수업에서 다루었고, 그것이 고정관념인지 통계적 사실인지는 백지장 한장차이다 라는 논의도 뜨겁게 하기도 했다). 여튼 예시로 나온 집단으로는 중국, 일본 등 나라와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 지역, 전공, 남녀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언급되었는데 어떤 한 학생이 정신질환자도 언급을 하여  ‘아~ 그렇지’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에게도 그런게 있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우영우 드라마를 보며 자폐스펙트럼에 대해 새로 조금 찾아보게 되었는데 (내가 가진 거부감중 하나는 서번트 중후군이 드라마나 영화소재로 많이 쓰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고, 사실 전체 자폐아의 몇퍼센트가 서번트 중후군인지 면밀히 찾아보지 않았음으로 그런 방식으로 자꾸 그려지는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무언가에 집중하고 눈 마주침 등 사회성이 어렵고 하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으나 서버트증후군까지 안가더라도 지적 수준은 높지만 사회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이 드라마를 통해 자폐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을 이해하고 나니 우영우 변호사의 모습이 거짓되거나 과장되었다고 느끼기 보다는 잘 묘사하려고 했구나 하며 인정하게 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좀더 면밀히 공부해보고 싶고, 자폐를 다룬 다른 영화도 찾아보며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맞았는지 확인해보도 싶은 마음이 든다..


우영우를 끝까지 팬심으로 지켜볼 것이며, 동시에 굿닥터도 한번 ~~ 시청해볼까 맘 먹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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