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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tist Apr 17. 2022

임금관리#3 인사관리시스템

임금관리 시리즈 3

[인사관리 시스템: 직무 중심 인사관리시스템과 사람 중심 인사관리시스템]


인사관리(人事管理)는 기업이 일(직무)과 사람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인사관리 시스템을 통해 인사관리를 하더라도 결국 일과 사람을 잘 관리하여 경영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관점에서 일과 사람 중 무엇에 초점을 두어 운영하는지에 따라 인사관리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해를 위해 기업의 관점에서 인사관리의 제 활동 중 하나인 채용을 중심으로 인사관리시스템을 설명한다.


첫 번째 채용 방식으로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여 그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부여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은 [기업-사람]의 적합성을 우선 고려하고, 이후 [사람-직무]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인사관리를 할 것이므로 인사관리가 사람에서 출발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은 직무와의 적합성 보다 사람의 가치를 우선 평가하게 된다. 직무 이전에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게 되므로, 임금체계 또한 직무에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 아니더라도 그 사람 자체의 역량과 가치를 중심으로 값을 매기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두 번째로, 회사의 직무 요건과 명세를 명확히 하고, 공석이 된 직무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을 뽑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효율적인 [기업-직무]를 우선 구성하고, 이후 [직무-사람]의 적합성을 고려하여 인사관리를 하는 것이므로 직무에서 출발하는 인사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은 사람 고유의 가치보다 직무의 가치를 우선 고려하게 된다. 따라서 임금체계도 직무의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하며,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아니라면 개인이 가진 가치를 평가하여 임금에 반영할 필요성이 적다는 점에서 전자와 차이가 발생한다.


전자가 오랜 기간 공개 채용 방식을 채택해온 전통적인 한국형 사람중심 인사관리 시스템이고, 후자는 수시 채용 방식을 채택해온 직무중심 인사관리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공개 채용부터 임금체계에 이르기까지 사람중심으로 인사관리를 해왔으나, 최근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사람 중심의 인사관리에 한계를 느끼고 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있다.


[사람중심 인사관리에서 직무중심 인사관리로 전환]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사람중심 인사관리를 유지해오다가, IMF를 기점으로 직무중심 인사관리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직무중심 인사관리를 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속인주의 인사관리에서 직무중심의 인사관리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는 한국의 인사관리 배경을 비교하면 직무중심 인사관리로의 전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19세기 말 무렵부터 아담 스미스의 분업의 원리와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을 바탕으로 개인이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분류하는데 집중하였다. 분업의 정신을 토대로 업무가 철저히 나뉘어 효율성을 중심으로 관리가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직무를 어떻게 설계하여야 최고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발전하였다. 그 결과 미국의 기업들은 사람보다는 직무에 초점을 두고 인사관리를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1. 직무의 공석이 생기면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는 확보 방식이나, 2. 직무의 가치를 매겨 임금을 제공하는 임금관리 방식은 반드시 직무를 명확히 분석하고,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직무의 내용과 필요 역량을 구체화하여 평가할 것을 전제로 하는 인사관리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사람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였다. IMF 이전까지 우리 기업들은 개별 직무보다는 기업에 적합한 속성에 집중하여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 직무 역량보다는 연령, 근속, 학벌 등 속인적인 요소를 기준으로 대규모 공채 방식 선발을 진행하였다. 평생직장 보장과 기업의 가파른 고속성장은 사원들이 기업에 높은 충성을 바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고, 사원들은 너의 일 나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조직을 위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업무의 유동성과 비정형성은 직무를 분석할 필요성을 낮추었다. 또 임금면에서 연차가 차면 숙련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숙련상승설) 하에 연공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연공급을 활용하였다. 숙련상승설의 가정으로 연공급을 사용할 경우 개별 직무의 가치를 매길 필요성이 적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지금까지 직무분석과 평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우리나라도 IMF 이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사람 중심 인사관리의 한계를 느끼고 직무 중심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를 제대로 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능급이나 직무급을 가미한 연공주의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NCS 직무 표준 개발 등 직무 중심 인사관리 전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그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기업들과 국내 기업의 채용공고를 모두 살펴보았다면, 지원자가 참고할 수 있는 직무의 기술서와 명세서의 양과 질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중심의 인사관리나, 직무 중심의 관리 중 어느 하나가 바람직한 것은 결코 아니며,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예컨대 사람 중심의 인사관리는 기업에 특화된 firm-specific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고, IT직무를 수행하던 직원을 채용팀의 IT 전문 채용 직원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내부 인력 운영의 유연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외부 시장에서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고 (특정 기업에 적합하게 성장하여 성과를 내는 인재가 우리 기업에서 성과를 내리라는 보장이 적다), 직무 전문성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성을 확보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반면, 직무 중심 임금관리는 영입시부터 직무의 전문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직무 전문성 확보가 용이하고, 공석이 발생한다면 노동 시장에서 공석이 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영입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대신 기업에 특화된 인재를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고, 직무 경로가 뚜렷하기 때문에 내부 인력 운영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최근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이 명문화되었다는 점,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직무급 전환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NCS 국가직무표준)에 비추어 보아 정부와 의회 또한 직무중심 인사관리로의 전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명확한 직무 분석과 평가를 전제로 하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직무 중심의 관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우리나라의 인사관리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 왔고,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직무분석이 미비한 사람중심의 인사관리 환경에서 동일한 노동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직무평가의 부재는 동일 가치 노동을 평가 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결론을 내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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