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Rtist Oct 22. 2022

임금관리 #6 외부가치체계

120일 만의 연재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한동안 거의 글을 연재하지 못하였다...

서랍에 넣어 놓은 글은 많은데 임금 관리 시리즈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앞으로는 학술적인 글보다 인사담당자가 현실적으로 고려할만한 글들을 작성할 계획이다. 


임금체계나 성과관리/보상체계를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이 임금의 외부가치체계와 내부가치체계이다. 외부가치체계와 내부가치체계의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번 편에서는 왜 외부가치체계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자 한다.


외부가치체계는 기업을 둘러싼 환경, 특히 노동시장과 관련이 있는 개념이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평생 직장보다 평생 직업/직무 개념이 강해지면서, 직무를 중심으로 노동시장 가격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단적인 예로 개발자 시장을 들 수 있다. 다양한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도하며 개발자의 수요는 유래 없이 늘어났다. 하지만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한 탓에, 비 개발 직무에 비하여 개발 직무의 시장 가격은 높게 형성이 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평생 직장이 당연시 되던 시대에는 외부가치체계에 대한 고려를 할 필요가 적었다. 기업 내 단일 연봉 체계를 구축하고, 타 기업에 비하여 우수 인재를 선발/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기업의 임금 수준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 것인지만 고려하면 충분하였다. 변호사, 회계사 등 시장 가격이 어느정도 형성된 전문 직무에 대해서만 자격 수당 명목의 추가 금원을 지급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이직이 활성화 됨에 따라 직무마다 시장 가격이 다르게 형성되고, 단일 연봉체계만으로는 다양한 직무를 가진 구성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외부가치체계, 즉 시장 임금을 고려한 인사관리 차별화 제도를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임금/성과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에 있어 외부가치체계의 중요성은 증가할 것이다. 다음은 외부가치체계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A. 외부가치체계 


1.외부공정성

 임금은 종업원에게 있어 생존의 원천이며,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기업에게도 임금은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이며,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임금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는 종업원과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기업은 임금 수준을 어느 정도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외부공정성은 직원들이 기업 외부의 임금 수준과 비교하여 자신의 임금 수준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의미한다. 만약 직원의 임금 수준이 경쟁 기업에서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종업원의 수준보다 현저히 낮다면 직원의 유출을 막기 어려울 것이며, 경쟁 기업에서 훌륭한 직원들을 가져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임금 수준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할 경우, 제조원가의 상승으로 인하여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또한 동일 기업에서 직무마다 다른 임금 수준을 책정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게 되는 직무의 구성원들이 기업 내부의 고임금 직원들의 임금 수준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게 되므로 내부 공정성의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2.외부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종업원은 타인과 자신의 Input과 Output을 비교하여 공정성을 지각한다. 종업원은 타인과 자신의 임금 비교를 통해 공정성을 지각하므로, 임금 공정성에 대한 지각은 상대적인 것이 된다. 외부공정성은 종업원이 기업 외부의 임금 수준과 자신의 임금 수준을 비교하여 공정한 것인지 지각하는 것이다. 즉, 외부공정성은 임금 수준과 직접 관련되며,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통해 임금 수준을 설명하는 노동경제학의 관점에서도 풀이될 수 있다.


외부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 기업의 임금 지불 능력이나 제품 시장의 요인들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 할 수 있다. 노동 시장도 제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임금 수준을 형성한다. IT 직군의 노동 시장 가격이 높은 이유는 IT 직군의 수요가 높고 공급이 적기 때문이다. 외부공정성은 노동시장에서의 인력 수급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기업에서 IT 직무의 모집을 위하여 시장 임금 수준보다 임금 수준을 높인다면 외부공정성 확보가 용이해지고, 인력을 수급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높은 비용을 감당하게 된다. 비용 감축을 위해 임금 수준을 낮춘다면, 외부공정성 확보가 어려워져 인력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다.


조직적 요소도 임금의 외부 공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의 전략, 산업 등 기업 내부체계에도 포함되는 요소들도 임금의 수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인력의 수급이 어려운 스타트업 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임금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여 인재들을 포섭하는 것을 흔하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투자금 대부분을 인력 확보에 활용하여 일단 급한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고임금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과거에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직무 전문성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대기업에서 직무 전문성을 쌓아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직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3.외부 공정성 확보 방안


앞서 설명하였듯이, 외부 공정성은 종업원의 임금 수준과 외부 임금 수준의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지각되는 것이다. 임금을 상승시킬 경우 외부 공정성 확보는 쉬워질 것이나, 기업의 임금 부담이 높아지고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임금 수준을 높일 것이 아니라 외부 시장과 내부 임금 체계를 면밀히 살펴보며 최대의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임금 수준을 설정해야 한다.


 준거 노동시장이란 인적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업체, 동일 지역, 동종 업종, 유사 규모와 제품을 가진 기업들이 이루는 시장이다. 준거 노동시장의 임금 수준은 외부 공정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만약 준거 노동시장 내 경쟁회사의 임금 수준이 우리 회사보다 더 높다면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렵다. 그러나 과도하게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장 임금 조사를 통해 동일 내지는 약간 높은 임금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임금을 밝히는 데 다소 불편감을 가지고 있고, 경쟁 기업 또한 서로 명확한 액수를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임금 수준을 조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풍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임금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HR 컨설팅 업체를 시장 임금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임금 구성을 어떻게 하는 지도 중요하다. 기업은 기본급 외에도 성과급, 스톡옵션, 복리후생 등 다양한 형태로 종업원에게 금액을 지불한다. 이러한 임금의 구성요소를 어떤 비중으로 가져가는지도 외부 공정성 확보 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기본급이나 정기 상여금을 높게 설정할 경우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데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임금의 상승으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연장 수당 등에 큰 돈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기업은 임금 수준을 어필하기 위해 연장근로를 포함한 금액을 기본급으로 설정하는 포괄 임금제를 활용하기도 하며, 통상임금 분쟁을 피하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외부 공정성을 확보하기도 한다. 예컨대 S그룹사의 계약 연봉은 경쟁 기업들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분기, 반기 별로 지급되는 PI/PS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사의 PI/PS 외부에도 널리 홍보되어 있기 때문에, S사는 경쟁사에 비하여 기본급과 정기 성과급을 낮게 설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공정성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4. 고임금 효율성 이론: 임금 상승이 곧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총 임금은 직원에게 지급하는 기본급, 성과급, 복리후생 등 제 급여를 의미한다. 총 임금은 총 인건비에서 직원 수를 나눈 값이 된다. 달리 말해 직원의 수와 총 임금을 곱한 값이 총 인건비가 된다. 따라서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 총 인건비는 높아진다. 제품 시장의 논리를 적용할 경우, 총 인건비의 상승은 곧 단위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노동력과 제품은 속성이 다르며,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 고임금 효율성 이론이다. 고임금 효율성 이론에 따르면 임금의 상승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인다. 따라서 임금 상승으로 인한 생산성의 상승으로 제품 단위당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5.추가 고려사항


임금 수준은 동기부여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임금만 무작정 올린다고 하여 동기부여 수준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Deci 인지평가이론에 따르면 외재적 보상으로 지급된 임금은 내재적 동기의 효과를 저해하며, 외재적 보상의 효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한다. 쉽게 말해 임금 수준을 높이더라도 종업원은 빠르게 임금 수준에 적응하고, 더 나은 처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재 확보와 임금 수준을 높이는 것에만 몰두하여 임금 체계를 무질서하게 운영한다면, 내부 공정성 상실로 인해 오히려 내부 인원의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임금관리#5 직무분석과 스펙(Spe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