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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타당해

나와 상대의 마음이 모두 우주의 타당한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려면 먼저 ‘내 마음이 타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줘’

내 말이 절대적으로 맞다는 게 아니라 다~일리가 있다는 거야


맞다, 틀리다,

옳고, 그르다는 게 아니라

내 몸에 느껴지는 감정들이 느껴질 만해서 느껴지는 거야.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화가 난다면

화가 날만해서 나는 거야.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미움을 느낀다면

미워할만해서 미워하는 거야.


나에게 그건 맞다, 틀리다, 잘못된 생각이라고 판단하기보다

그냥 온전히 그럴만해서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


완전히 가치 있는 일로 받아주길 바라.

누군가가 밉다면 충분히 미워해도 괜찮아.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글로써 미움을 표현한다던지, 혼자 중얼중얼거린다던지, 거울을 보고 말을 해본다던지, 온몸으로 느껴본다던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움을 느껴봐.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타당해. 그럴만해서 그러는 거야.

이 세상 그 누구였어도 지금 나와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면 같은 감정을 경험했을 거야.


내가 한 시간 동안 충격을 받아서 얼어붙어있어도

내가 너무 괴로워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못하고 누워서 아픔 속에서 고통 속에서 절어있는다고 해도 다 괜찮아.

그럴만해서 그런 거니까. 그렇게 충분히 머물러주고 나면 나는 평온해질 거야.

충분히 느껴주고 충분히 미워하고 화도 느끼고 한 것 같은데 왜 해소가 안되지?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직도 타당하게 받아들여준 상태가 아닐 수도 있어


오히려 나의 마음에게 ‘적당히 좀 해! 이 정도면 됐잖아’라고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미워하는 건 나쁜 거라는 판단으로 나의 마음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힘들 때, 나를 용납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힘들어하는 나를 허용하지 못하고 빨리 답을 찾아야 하고, 빨리 괜찮아져야 한다고, 빨리 뭔가 해결을 해서 희망을 찾아야 하고, 그래야 안심하고 있는 건 아닐까


미워하고 속상할 수밖에 없어서 길을 헤매는 나를 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미워해도 괜찮아”

“화낼 수도 있지, 화내도 괜찮아"

“힘들어도 괜찮아”


내가 정말 미워하고 싶었을 때, 힘들었을 때 슬퍼하지도 못했을 거야 아마. 슬퍼하면 화내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만큼은 온 마음 열고 아무 판단 없이 어떤 마음도 그럴만하다고 맘껏 허용해 주자.


슬픔, 기쁨, 두려움, 수치심, 미움, 행복 등 수많은 감정들은 늘 파도처럼 왔다가 파도처럼 흘러가는 게 인생이래.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해가 지고 나면 달이 뜨고,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고, 동전의 앞면이 있어야 뒷면이 있듯이 감정도 긍정적 감정이 있으면 부정적 감정도 있는 거래.


그런데 긍정적 감정만 느껴주고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면 나쁘다고 거부하니까 부정적 감정들이 흘러가지 못하고 고이는 거래. 우리 몸은 감정의 통로인데 부정적 감정들이 허용받지 못하니까 자꾸자꾸 쌓이는 거래.


그래서 그 작은 불씨들이 모여서 큰 불씨가 되고 한데.​


어둠을 피하려고 대낮처럼 환하게 조명을 켜놓고, 티브이를 틀어 시끄럽게 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어둠을 없애려고 하지만 어둠은 없어지지 않아. 어둠은 삶의 연속선에 있기 때문에 늘 나의 삶과 함께 존재해. 어둠이 있기에 빛이, 밝음이 존재하는 거니까 어둠이 오거든 마음껏 허용해 보렴. 처음엔 두렵지만 점점 익숙해질 거야.


수치심도 분노도 외로움도... 내가 지금 느끼는 모든 감정들은 다 느껴도 괜찮고 모두 타당한 거라고 허용해 줘.


그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아도 돼.

치유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있는 그대로를 모두 허용해 줘.​

지금 올라오는 감정들은 다 느껴도 괜찮아. 전부다 타당해.


마음 A(참아): 마음을 마음껏 허용하라니, 그럼 막 화를 내도 된단 말이야? 상대가 상처받잖아!!​


마음 B(화내): 그럼 화나는 내 마음은? 참으란 말이야? 나는 그럼 상처 안 받아? 어떻게 내 마음은 그렇게 무시하니?

마음 A(참아): 네가 화내면. 상처받을까 봐 상처주기 될까 봐 두려워. 사실 화를 버럭! 내고 싶은데 상대와 마찰을 일으키게 될까 봐 무서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마음 B(화내): 그래도! 나의 화나는 감정은 그럼 어떡하라고? 나 너무 화가 나 , 무시당해서 너무 화가 나는데 어쩌란 말이야. 맨날 참으라고만 하고, 나 참지 말고 고함지르고 욕도 하고 막 질러버리고 싶어.​

마음 안에서 두 마음이 싸운다.

참으라는 아이와 화를 내라는 아이!

어떤 아이말을 들어줘야 할까?

마음 C(허용): 화도 내고 싶고 참아야 될 것도 같고 마음이 힘들지?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화를 쏟아내면 서로 상처가 될 수도 있고, 그렇다고 참아보지만 여전히 화가 나고 속상하고.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의 어떤 마음이든 들어주고 함께 해주는 거야.

지금 내가 화가 나는 건 화가 날만해서 나는 거야. 화가 나는 나를 그럴만하다고 인정하자

어떤 설득도, 조언도, 판단도 하지 말고!!

그냥 아무 필터 없이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들어주자.​


"화가 났구나, 그래그래 화가 날만해, 우리 시은이가 화가 났다면 정말 화가 날만했던 거야.


얼마나 속상하고 화가 나니.. 남들이 "뭐 그거 가지고 화가 나? 속이 좁아가지고는"이라고 하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마 내가 화가 나는 건 화가 날만해서 나는 거니까. 네가 화가 났다면 무조건 그럴만한 거야..


화내도 괜찮아. 얼마든지 화내렴. "​​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음악을 틀어놓고 화난 마음을 마구마구 글로 쏟아낸다.

나만의 공간에서 무조건적으로 허용받은 마음은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른다. 온몸에서 붉은 연기가 휘몰아치고 온 세포가 하나가 되어 함께 응원한다.!!


"그래그래. 정말 화났겠다!! 나쁜***** 같으니라고!! 화내도 괜찮아. 우리가 함께 할 거야!!"


그렇게 한참을 붉은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하고 평온해진다.


그렇게 화난마음을 흘려보내고 나면 내가 원하는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단단한 중심의 힘이 생기게 된다.

내 감정을 먼저 받아들이면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나면

내가 잃어버렸던 주인의식과 힘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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