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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23. 2022

잠시 멈춤 중입니다

세상이 당신을 화나게 할 때 

일하다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부딪쳐 보신 경험, 있으시죠?  진상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거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동료를 보거나, 틀린 말을 계속 지껄이는 상사를 견뎌야 할 때.  저는 화가 납니다.  누구나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화가 난다고 그대로 표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화를 낸다고 달라지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서 삭이거나,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을 두고 뒷담화를 하면서 잊어버리거나 하죠.  그런데 만약 당신이 재택근무 중이라면?


제가 그렇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계속 재택근무 중이거든요.  담배를 피울 장소도, 뒷담화를 같이 해 줄 동료도 즐길 장소도 집에는 없습니다.  대신 더 좋은 것이 있지요.  바로 맥주!


집중력을 잃을 정도로만 마시지 않는다면, 화가 난 상황에서 맥주는 꽤나 좋은 진정제 역할을 해 줍니다.  가빠진 숨을 잠시 고르고, 빨라진 심장 박동을 서서히 늦춰주며, 무엇보다 '그래 일하면서 한 잔 할 수 있는 직장이 어디 흔한가' 하는 위안을 줍니다.  제 인생에서 몇 번인가 금주 선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직장에서의 '빡침' 때문에 캔맥주를 따는 상황 때문에 번번히 실패하곤 했지요.  그러면서 '그래 담배는 안 피우니까...' 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은 비밀. 


오늘의 빌런은 한국을 무시하는 영국 동료입니다.  영국은 참 이상한 나라에요.  겉으로는 타인을 배려하는 신사인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자신들이 가장 우수하고 뛰어난 사람들인 척 하는 것 같거든요(어디까지나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생각입니다만).  본인이 해당 분야를 몇 년 담당했고 한국에도 몇 번 와 봤으니, 현지 전문가의 의견은 받을 필요가 없고 추가 검토도 필요하지 않다는 자신감이란...'Great' Britain 만이 옳다는 것인지. 내가 영국 시장을 몇 년 정도 관리하고 런던에 몇 번 가 본 뒤에 '영국 전문가다'라고 현지인들에게 어필하면, 과연 그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어쩌면 이것도 좋은 경험일지 모릅니다.  이렇게 우월한 척 하는 동료는 전 세계 어디에나(당연히 한국에도) 있고, 그들에 맞서 투쟁한다 해도 얻는 것은 바닥 모를 피로감과 '싸움닭'이라는 낙인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그 경험에 기인한 교훈이고요.  때문에 저는 오늘도 '반박시 니 말이 맞음'을 시전하며 맥주 한 잔을 들이킵니다.  모든 직장인에게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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