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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 Jan 06. 2024

우리 집 강아지는 ‘복순’이랍니다. #2

  어린 복순이와 함께한 속초 여행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처음의 낯설음 때문인지 목적지인 속초에 도착하는 세 시간 동안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만큼의 큰 박동 소리로 두려움을 나타냈는데, 막상 바닷가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 싶게 평온해졌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시고 긴 시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생애 첫 바닷가 여행을 만끽했다. 하지만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미리 챙겨간 푹신한 제집에 곧장 들어가 미동도 없이 잠이 들었다. 낮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밤새 뒤척임도 없이 사람보다 더 크게 코를 골며 잤는데, 강아지를 처음 키우는 우리로서는 작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우렁찬 코골이 소리가 마냥 놀랍고 신기했다.

      

  아침이 되어 비로소 잠이 깬 복순이는 움직일 힘도 없는지 반만 뜬 눈으로 가족의 움직임만 무심히 바라보았다. 지난밤 실신하듯 잠에 취해 밤새 코 골며 자던 모습은 우리 가족의 마음에 깊게 새겨져 시도 때도 없이 소환되는 추억이 되었고 그때마다 소박한 웃음을 안겨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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