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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y Aug 01. 2024

[Art] 단색화의 거목, 박서보 화백

박서보 재단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박서보 화백님의 재단에서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가 진행된다.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오후 7시에 진행되니 나와 같은 직장인에게는 마지막 주가 희망이다. 매주 월요일 낮 12시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박서보 화백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 투어 예약 오픈 시간 : 매주 월요일 낮 12시

✅ 투어 시간 : 매주 수요일 낮 2시(마지막 주 수요일 7시)

✅ 박서보 재단 홈페이지에서 예약 : https://parkseobofoundation.org/tour



드디어, 조금의 여유가 생겨 투어를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7월은 5주차까지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는 4주차 수요일 7시에 전시장 앞을 서성 서성..

아쉬워 하는 나를 보고는 마음씨 넓은 큐레이터님께서 1인 단독 도슨트를 해주셨다. (이게 웬 횡재야! 정말 감사합니다. ❤️)


아무도 없는 고요함과 아늑함.

우주 행성 같은 백자가 눈에 띄었다. 백자는 보는 가도에 따라 꽃나무를 배경으로 삼는 수도 있고 하늘을 배경으로 삼을 때도 있다. 맑은 구름이 떠나가도 그늘이 지고 시시각각 태양의 농도에 따라 백자 항아리는 미묘한 변화를 창조한다. 그러니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동한다. 사람이 어떻게 흙에다가 체온을 넣었을까?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 >


나는 단색화 중 단연 박서보 화백님의 그림을 좋아한다.

단색화를 세계에 알린 거장이거니와 박 화백님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집착의 숭고함으로 평안을 얻는다. 연필 묘법은 그의 뮤즈인 둘째 아들이 네모 칸 안에 글자를 쓰고 연필로 마구 휘갈기며 지우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또, 나는 한 작가의 연대기적 큐레이션을 선호한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확장되는 작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모든 시행착오를 겪고 나온 엑기스(?)가 마지막 작품에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다. 마치 피날레처럼.


헌데, 박 화백님의 마지막 작품은 미완작이다.

암투병 중에도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어하던 화백님의 염원이 잘 녹아든 작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작품은 첫 작품인 연필 묘법과 참 닮아있다.


회화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기 위해 '어떻게 그릴 것인가'의 물음을 끝없이 갈구했던 처음으로의 회귀.

박 화백님은 죽음의 문턱에서도 여전히 회화의 참된 의미를 갈망하셨다 보다. 미술의 유통 가치를 넘어, 내가 의사결정권자라면 이 마지막 작품을 사지도 팔지도 않을 것 같다.


박 화백님의 작품은 연필(흑색)로 시작했다, 자연의 색을 서서히 받아들인다. 위 그림은 김창열 선생님과 파리에서 술 한잔을 기울이며 안주 삼은 올리브 색을 표현했다고 한다. 두 분은 둘도 없는 친구였던 걸로 알고 있다. 재밌게도 두 분은 상반되는 성향이다. 그림으로 치자면 박 화백님은 내뱉는데 익숙하셨다면, 김 화백님은 삼키는데 익숙하신 분이었다. (주관적 해석이다^_^ㅎ)  



KIM TSCHANG-TEUL, BeYOND Iridescence, 2024.06.06

김 화백님은 워낙 아들과도 대화가 없던 분이라, 그의 아들이 아버지를 알고 싶은 마음에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다. 그에 반해 박 화백님은 아들과 친근해보이고, 인스타그램을 보면 재치가 가득한 분이란 걸 알수 있다. 그런 두분이 둘도 없는 친구였다니, 그림이라는 매개가 있었으니 가능했겠지.


23년 10월 박 화백님은 별세하셨다.

파리에 계신 이우환 화백님이 보낸 편지, 글이 마음에 새긴다.


큐레이터님께서 남겨주신 사진.

1인 도슨트 투어라니~ 이 고귀한 그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니..! 머리 뒤가 지끈거릴 만큼 걱정이 많은 하루였는데, 그림을 보는 이 순간 만큼은 모든게 치유되었다.


미술을  모르더라작품과 조화를 이루는 야외 정원과 물이 일품인 곳이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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