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어떤 방식으로도 다짐하지 않고 시작한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올해 벌써 열한 번째다. 내용은 늘 비슷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는 것, 모든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 결국 조금 더 건설적으로 살고자 하는 바람으로 가득하다.
열한 번의 다짐 끝에 내가 이룬 것은 기실 초라하다. 특히 나쁜 습관은 버려지긴커녕 여전히 스스로를 잠식하는 것 같다. 올해는 힘겨웠다. 삶에 목덜미를 잡힌 채 근근이 살아지는 느낌으로 10개월을 보냈다. 환영받는 기분은 좋았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은 일시적이고 소모적이었다. 힘듦은 희석되었지만 매너리즘은 더해져 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몸무게가 약 5kg 정도 늘어 있었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결과물일 것이다.
희망찬 나날을 논하는 것이 내게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외로움이 엄습해 온다. 나는 누가 안아주지, 내 마음은 이토록 고운데. 인생 결국 혼자라지만 인간의 환대와 따스한 말 한마디에 웃음 짓는 나는 여전히 무르게 살아가야 할 팔자일까. 고민이 깊어갈수록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시간이 늘어간다.
희망과 행복을 찾는 일이 하세월이라 매번 낙심하게 된다. 하지만 월초 나는 늘 꿈을 꾸었다. 삶은 지난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 달에도 여전히 꿈꾸며 다짐을 할 것이다.
반드시 안온함을 갖게 되기를,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지 않고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 아직 늦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