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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빵순이 Jun 19. 2024

후회와 자기 위안의 간극이란

며칠 부서진 마음을 안은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친구야, 왜 나는 항상 나쁜 패를 뒤집는 걸까?"


정이란 것에 호되게 빠져 휘청거릴 때에는 내부가 아닌 외부로 향하게 된다. 감정을 읽는 능력을 타고났지만 감정적일 갈등이 생기는 것은 INFP의 쳐지지 않는 숙명일까, 아니면 그냥 나라는 사람의 얕고 적음의 문제일까. 아무리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결국 발견하는 것은 쓰린 마음을 안고 덩그러니 남아있는 자신이다.


"너에게 주어진 패는 나쁘지 않았어. 다만 감정을 잘 읽는 능력을 내적으로 삼키지 말고, 타인에게 이타적으로 향하면 될 일이야. 자책하지 말아. 다만 감정의 극한에서는 한 번쯤 숨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잖아."


결국 경험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갈 수 없는 것일까? 결과야 어찌 되었든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애써 자위해 본다. 하지만 스스로의 성정이 나쁘지 않다며 정당화하는 것도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상실된 소중한 것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나는 소중함을 얼마나 더 잃고 스스로를 얼마나 해쳐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일까.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며 타인을 깊이 이해하고 상황을 긍정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의 마음은 무르다. 내 마음은 이토록 고운데 대체 나는 스스로에게 뭘 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사랑의 접점은 어디까지 어긋나는지도. 결국 오늘도 자기 위안과 혐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무수한 생각으로 뒤척이는 밤을 보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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