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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두람이 Apr 12. 2023

소속감

'소속감'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적혀있다. 불현듯 어떤 인연으로 어떤 이유로 언제 이 집단에 소속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질 때는 그 집단에서 활동하기가 어렵게 될 때일 것이다.


나는 어떠한 집단에서도 책임감이 강한 편이었다. 가급적이면 나의 수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나의 피곤을 견디고서라도 회원들에게 봉사를 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애쓰는 편이었다.


그런데 건강에  빨강불이 켜지고부터는 운전을 하지 않고부터는 좋은 집단소속된 것도 기쁘지만은 않았다. 이유는 또 있다. 건강이 악화될 때까지 활동하다 보면 그 집단에 대해, 가족에 대한 책임이 희미해진다. 진정한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 진정한 너의 말을 듣지 못한다. 매사에 부정적인 면만 보이 긍정적인 세상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진정으로 엄마가 필요로 할 때 엄마의 대답이 건성이어서, 엄마가  자주 저녁에 나가 작은 아이가 큰 상처를 받았었다고 했다. 엄마는 바깥일이 먼저고  아빠와 우리 일이 두 번째 순위라는 막내 아이의 말이 큰 충격이었다.


"대관절,  쓰는 일이 뭐라고?"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소속된 곳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가족, '우리'에  충실하고 있다. 남편의 건강을 챙기는 것에 집중한다.  앞으로 10년 동안만이라도 오로지 우리를 위해 사계절을 쓰고 싶다. 진실한 시를 쓰고 싶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좋은 집단은 잘 굴러간다. 나보다 훌륭하고 유능한 분이 많으므로 그 어떤 미안함도 가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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